자영업자 대출액 777조의 이자도 5조 급증…한국은행 분석

대출금리가 1%포인트 뛰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이나 커진다. [사진=연합]
대출금리가 1%포인트 뛰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이나 커진다. [사진=연합]

[헤럴드경제]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도 들썩이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1%포인트(p)만 뛰어도 현재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가 12조원이나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가진 자영업자의 경우도 이자 부담이 5조원이상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소득분위별 이자 증액 규모는 ▷1분위 5천억원 ▷2분위 1조1천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 5조2000억원이다.

5분위 고소득층을 빼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6조6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은은 이자액 변동 추정을 위해 우선 작년 4분기말 기준 '가계신용' 통계상 가계대출 총 잔액(1천630조2천억원)을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파악된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비중에 따라 나눴다.

우리나라 전체 금융부채 가운데 각 소득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 3.9% ▷2분위 9.4% ▷3분위 17% ▷4분위 25.6% ▷5분위 44.1% 수준이다.

한은은 이렇게 구한 소득분위별 가계대출(금융부채) 가운데 약 72%를 변동금리 대출로 따로 떼어냈다. 당장 시장금리가 바뀌면 고정금리로 약정을 맺은 차주(돈을 빌린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지만, 변동금리 대출자가 내야 할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은행권 대출 자료와 비은행권 모니터링 정보 등을 바탕으로 작년 3분기말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72.2% 정도로 추정했다. 물론 소득분위별 변동금리 비중에 차이가 있겠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각 분위에 같은 비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했다.

이 변동금리 가계대출 잔액에 금리 인상 폭 1%포인트(0.01)를 곱해 추정된 것이 바로 총 이자 증가분(11조8000억원)과 소득분위별 이자 증액 규모다.

같은 방법으로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5조9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소득분위별로는 ▷1분위 2000억원 ▷2분위 6000억원 ▷3분위 1조원 ▷4분위 1조5000억원 ▷5분위 2조6000억원이다.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가정하면 전체 가계의 이자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분석됐다. 각 소득분위의 이자는 1000억원∼1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뛰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이나 커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기관별로 나눠보면 은행 대출자의 이자가 3조3000억원,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이자가 1조9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 이자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했다.

DB에는 표본 패널로서 약 100만명 차주의 대출 정보가 담겨있는데, 한은은 이 차주들 가운데 개입사업자 대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자영업자로 간주했다.

이들의 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가계대출을 파악한 뒤 합산액을 자영업자가 보유한 총 대출 규모로 봤다. 자영업자는 사업자로서 대출을 받을 뿐 아니라 운영자금과 생활고 등 문제에 개인 명의로 가계대출도 받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렇게 추산한 100만명 중 자영업자의 총 대출액에 일정 '확장 배율'을 곱해 작년 3분기 기준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777조4000억원)를 산출했다.

이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만을 가려내기 위해 은행권 대출에는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상 은행 변동금리 대출 비중(60%대 초반)을,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대출에는 변동금리 비중 추정치(70%대 초반)를 곱했다. 다시 여기에 금리 상승폭(1%포인트·0.01)을 적용해 더한 결과가 바로 총 이자 증가액 5조2000억원이다.

한은은 최근 대출금리 상승 배경을 묻는 윤 의원의 질문에 "장기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지표금리를 높이고, 가산금리도 상승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답했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지표금리에는 장기 지표금리(은행채 3년·5년 등)와 단기 지표금리(코픽스, CD, 은행채 3·6·12개월 등)가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장기 시장금리 상승(국고채 10년물 작년 7월말∼올해 2월26일 +70bp)으로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신규취급액), CD(양도성예금증서·91일), 은행채(3개월 및 3년)가 작년 7월 전후 저점과 비교해 각 6bp(0.06%p), 11bp(0.11%p), 17bp(0.17%p) 상승했다.

한은은 "가산금리의 경우 신용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우대금리가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