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게임업계를 시작으로 IT업계 전반에 부는 ‘개발자 모시기’ 몸값 경쟁에 배달 플랫폼도 뛰어들었다. 배달 플랫폼 2위인 요기요가 연봉 인상률을 파격적으로 끌어올렸다. 최대 인상 금액이 2000만원에 달한다.
요기요를 서비스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연구개발(R&D) 센터의 평균 연봉 인상률을 예년보다 2~3배 이상 높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인상되는 규모는 최대 2000만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최근 치열해진 개발 인력 확보 경쟁상황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요기요는 R&D 조직을 최대 1000명까지 확대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특히 요기요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배달대행 서비스 ‘요기요 익스프레스’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시스템 기술을 집중 개발할 별도 전담 조직도 꾸린다. 외부 전문가 영입은 물론 소규모 개발 조직 인수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현준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요기요는 기술 시스템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손쉽고 편리한 차별화된 주문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개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기요의 파격적인 연봉인상은 IT업계 연봉 인상 바람에 배달앱 플랫폼 업계도 동참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연봉 인상 경쟁은 IT업계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은 전직원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해 신입 개발자 직원 초봉 5000만원을 선언했다. 이어 넷마블이 넥슨과 같은 금액의 인상을 발표했고, 엔씨소프트는 개발 직군 직원 연봉을 1300만원 이상 올리는 동시에 대졸 신입의 연봉 상한을 폐지했다. 크래프톤은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 높여 초봉이 6000만원 시대를 열였다.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도 개발자 연봉 2000만원 일괄 인상과 신입 사원 초봉 6000만원 보장을 내걸었다. 네이버, 카카오도 직원들의 연봉 기대가 높아지면서 경영진과 임직원 간 임금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요기요가 배달업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자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은 매각에 앞서 몸값을 높이려는 일환이기도 하다. 요기요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 인수의 조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건 요기요 매각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가 매각 기한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개발 역량을 어떻게 유지하고 끌어올릴 것인가가 중요한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