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매도 허용으로 집중공격 대상
VC·대주주 입장에서 가격급등 부담
10년 전에도 ‘스팩 버블’ 논란 일어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이하 스팩) 투자 열풍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며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스팩 투자 열풍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인 10년 전에도 크게 일어나며 버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0년 당시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스팩은 장외기업 대주주나 벤처캐피탈업로부터 고평가 부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고평가된 스팩과 비싼 가격에 합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였다.
당시 스팩 열풍에는 미국처럼 스팩이 활성화된다면 벤처캐피탈사 입장에서 지분매각의 창구가 다양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작용했다. 더불어 장외업체 대주주 역시 부실 코스닥기업과 합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시세조종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스팩 주가가 급등하면서 물거품이 됐었다.
당시 미래에셋스팩1호가 공모가 1500원보다 2배 이상 높은 3315원까지 올랐고, 현대증권스팩1호와 대우증권스팩이 공모가 대비 각각 49.83%, 23.14% 올랐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조달한 현금만을 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외기업 입장에서는 인수합병하기가 부담스러워진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스팩도 기업인만큼 아무런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데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며 “당시 스팩 주가 급등은 단순한 기대감 때문인 만큼 실제 합병을 진행해야 할 벤처캐피탈사나 장외기업 대주주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스팩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켜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미국증시에서 스팩 종목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연초 7억2400만달러(약 8300억원)에서 3월 현재 27억달러까지 세 배 이상 급증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소셜파이낸스와 합병할 계획이었던 벤처캐피털 차마트팔리하티피야 산하 스팩은 발행 주식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9%에 달했고, 전기자동차 업체 루시드와 합병을 진행했던 스팩 처칠캐피털IV에 대한 공매도 비중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삼 아드랑지 케리스데일캐피털 창업자는 “미국 상장 기업 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줄었지만 최근 추세가 스팩으로 역전됐다”면서 “스팩 주가는 고점에 달했고 이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려고 하면서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스팩의 주가 하락은 스팩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팩 설립자금은 100억원 안팎인데 반해 상장을 추진하는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는 최고 수조원에 이른다”며 “스팩 합병 대상 기업군에는 견실한 기업이 들어오는 대신 규모가 작고 우회상장을 노리는 기업만 몰리는 레몬마켓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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