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특정 안된 상태에서 광범위 수사 어려워
실제 특검 출범하려면 수사 대상 조율해야
출범 하더라도 인력·시간 제약 등도 제한요소
“의혹 해소 어려울 듯…정치적 계산 아니냐”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여야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관련 특별검사 추진 의견을 교환했지만, 실효성 있는 수사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적·물적 자원이 한정적인 특검이 유효한 수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LH 특검’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고, 다시 민주당이 호응하면서 LH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여야 모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특검 출범 군불을 땐 셈이다.
하지만 실제 특검이 출범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특검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특별법에 들어갈 내용 조율이 간단하지 않다. 과거 출범했던 특검팀 참여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과거 특검을 보면 법에 수사대상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이 사안의 경우 누가 피의자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의혹이 문제가 되는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법조인은 “여야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결론을 내야겠지만 협의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며 “특검 출범 자체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출범했던 특검들은 수사대상을 특별법 안에 규정하고 있었다. 특검 자체의 설치와 운영 근거가 특별법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역대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경우도 별도 입법을 통해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을 총 14가지의 의혹 사건과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세세하게 규정했다.
여야가 합의를 도출해 특검을 출범시킨다 해도 의혹을 명쾌하게 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까지 특검은 검찰이 한참 수사하던 사건을 맡은 게 대부분이지 않느냐”며 “피의자도 특정하고, 증거도 많이 확보한 상태에서 기록을 몽땅 가지고 분석한 뒤에 모자란 거 보완하고 하는 식으로 수사를 했던 건데 과연 현 상태에서 밑조사가 어느 정도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검의 경우 인력과 시간 제약도 과제다. 현재 LH 의혹 사건 수사를 위해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에 770명이 투입된 상태다. 하지만 특검은 인력을 전부 합친다고 해도 전례에 비춰볼 때 100여명 안쪽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박영수 특검팀의 경우 법에서 정한 인원은 파견검사 20명,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의 수는 40명 이내로 하도록 했고 40명 이내의 특별수사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정했다.
특검팀이 수사할 수 있는 기간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통상 90일 내지 120일의 시간이 수사기간으로 주어진다는 점에서 수사 규모에 비춰볼 때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이란 게 결국 사건을 정치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수단 아니냐”며 “특검 해서 마무리되면 조용해지는 걸 노린 정치적 계산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을 한다는 건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할 수 없는 검찰의 수사력을 특별법을 통해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을 예측 못하고 졸속으로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만든 것 자체를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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