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시 SK㈜ 자회사, 추가 투자 부담

물적분할 후 IPO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1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1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떼내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 분할을 추진한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초 CEO 회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 방법을 물적 분할로 확정했다. 올 상반기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 위해 SK이노베이션 이사진들에게 이같은 내용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13면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전이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 올 하반기로 추진 시기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 이슈가 일단락되는 대로 분사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 계획은 지난해 10월 지동섭 배터리 부문 대표가 ‘인터배터리 2020’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공식화됐다. 분사 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로 대대적인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처럼 배터리 사업을 분사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분사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물적 분할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둘지, 인적분할을 통해 SK㈜ 자회사로 둘지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또한 분사 방식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사할 당시 주가 하락, 주주 반대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있던 것을 보고 인적 분할 방식도 심도 있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적 분할로 SK㈜의 자회사가 될 경우 SK㈜가 신설법인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자 등이 필요할 수 있어 물적 분할 방식으로 결정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지주사인 SK㈜로서는 그룹 전반의 사업 관리가 필요해 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최근 야구단 매각 등 투자보다는 자산 유동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물적 분할 이후 상장을 통해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 배터리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미·정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