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위, 대한항공 이사회 안 반대 결정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권고와도 상충
'오락가락' 결정 기준도 논란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안건 전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정부와 채권단이 함께 결정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3일(화) 오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를 열고 아시아나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의 실사 미실시, 계약상 불리한 내용 우려 등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이사회 안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결정했다.
이사회 안건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임채민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임채민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동재 선임의 건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올해 1월 열린 대한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총수를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있는 주식 총수 중 55.73%가 출석해 찬성 69.98%로 정관변경안은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임시주총 당시에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실사없이 인수를 결정하고, 아시아나항공 귀책사유를 계약해지사유 등으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대 사유로 들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반대 결정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 내용과도 엇갈렸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대한항공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 권고를 했으며, 대신연구소도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바 있다. 한국지배구조원(KCGS)도 기존 이사 중임에 대한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오히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시장의 흐름, 장기적인 산업의 생존 여부 등을 보지 못하는 국민연금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에서도 적극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연기금을 다루는 국책기관이 이를 반대하는 모양새가 맞느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틀에 갇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연금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오락가락’ 의결권 행사를 문제삼고 나선 바 있다. 감사원은 국민연금에 대해 내부 판단 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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