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피해자 관련 단체들, 환경부 규탄 회견 열어
피해자들 “환경부의 사참위 활동 관여…월권 행위”
피해자 대표들, 한정애 환경부 장관 공식면담 요구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들이 “환경부는 더 이상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항의성 집회를 열었다. 사참위 활동에 간섭할 권한이 없는 환경부가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피해자 단체의 주장이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모인 가습기 피해자 관련 7개 단체는 “사참위 활동을 방해하는 환경부를 규탄한다”며 “가습기 살균제 기업들을 형사 처벌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환경부가 사참위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 업무인 가습기 살균제 참사 원인 규명 업무를 중단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피해자들은 환경부가 감히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1994년부터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그동안 알려진 것만 48종류로, 최소 998만개가 판매됐다. 사참위에 따르면, 제품 사용자로 확인된 894만명 중 10%인 95만명이 ‘건강 피해자’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인명피해가 약 2만명이다. 실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극히 일부인 7356명으로,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전체 피해자의 0.77%(411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22일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이 개정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참위가 진상규명 조사 업무에서 제외됐다. 법 시행령과 관련해서도 환경부는 ‘사참위가 원인 규명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 구제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진상 규명 조사도 수행할 수 없다’, ‘피해자 구제 및 제도 개선과 관련해 필요한 자료는 협조 차원에서만 제공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아울러 올해 1월 12일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애경산업, 이마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들 임직원 13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돼 논란이 가중되는 상태다.
이날 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환경부는 사참위 업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체들은 “사참위의 업무와 위원들의 지위는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에 따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과 국회 외에는 사참위 업무와 활동에 관여할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는데, 환경부가 월권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에게 면담을 공식 요구한다”며 “한 장관이 국회에 제출한 입장과 같이 사참위가 해야 할 일이 더는 없다고 자신한다면 우리 피해자들 앞에서 직접 설명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체들은 “1월 12일 사법부는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들 임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내 몸이 증거’ 라고 울부짖어 온 피해자들 앞에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상식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 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은 진상 규명의 핵심 사항이자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가해 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 피해자들은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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