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아이오닉5 영향권

노조설명회 열고 향후계획 논의

기아 ‘EV6’ 부품 물량확보 총력

GM, 생산량 줄이자 ‘노사 갈등’

전기차 전환 확산에 품귀 심화

반도체값 상승 수익감소 우려도

한국지엠(GM)은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으로 오는 5월까지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산에 들어갔다. 사진은 한국지엠 부평1공장 생산라인 모습. [연합]
한국지엠(GM)은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으로 오는 5월까지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산에 들어갔다. 사진은 한국지엠 부평1공장 생산라인 모습. [연합]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Shortage·공급 부족) 사태가 현대자동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앞서 감산에 들어간 한국지엠(GM)을 비롯해 기아, 르노삼성자동차 등 다른 기업도 순차적으로 생산 감축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30일 현대차는 울산1공장의 감산 및 휴업을 위해 노조 설명회를 갖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오는 4월부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코나’와 전기차 ‘아이오닉5’의 생산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반도체와 구동모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부품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계약 물량을 최대한 소화하려는 전략이다.

전용 전기차 ‘EV6’를 출시하는 기아 역시 반도체 부품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까지 생산물량을 절반으로 줄인 한국지엠은 노조가 창원·제주 물류센터 폐쇄에 반발하며 내부 잡음이 커지는 분위기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수요 예측을 실패한 데다 자연재해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장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각 반도체 업체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상승세로 돌아선 완성차 수요를 채우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유럽의 완성차 판매는 각각 3월, 6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2분기까지 부진을 면치 못한 반도체 공급사들은 매출 회복을 위해 견조한 분야에 생산을 집중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반도체 부족 현상은 해가 바뀌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덮쳤다. 이에 폭스바겐과 GM(제너럴모터스), 포드, 토요타, 혼다, 닛산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감산 또는 휴업을 결정했다. 미국 자동차 정책위원회가 미 상무부에 공급난 해소를 요청한 데 이어 GM과 EU(유럽연합)가 대만 정부에 반도체 지원을 요청하는 등 국가적인 움직임도 일어났다.

올해 초까지 국내 완성차 업계의 타격은 미미했다. 지난해 2월 전선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부족 사태에 따른 학습효과로 확보한 부품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한달 이상의 부품을 보유하고 있었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역시 판매량 대비 부품 확보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현대차·기아는 MCU(마이크로 컨트롤 유닛) 수급 문제에 대응하고자 지난 2월부터 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했고,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 대신 직접 반도체 생산업체와 물량 확보를 논의했다. 반도체 부족과 판매 부진으로 감산을 진행 중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본사의 공급 정책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추세에 따라 반도체 품귀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200~300개 수준이지만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차에는 최대 2000개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전기차 역시 반도체 탑재 비중도 내연기관차 대비 2~3배 많다.

반도체 물량 확보로 인한 수익성 감소도 불가피하다. 송선재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10% 상승하면 생산원가는 약 0.18% 오르고, 완성차·부품업체 모두 영업이익이 1%대로 감소하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생산 차질의 경우 1만대당 영업이익은 0.5%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분기별 최소 100만대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서 반도체 쇼티지 충격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