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주도권 누가 잡을지 주목

“키옥시아와 논의 단계 아니다”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에 이어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낸드 업체 키옥시아(옛 도시마 메모리) 인수를 검토하는 등 낸드 업체들의 덩치 불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낸드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건으로, 치킨게임의 승자가 누가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맞손’을 잡고 키옥시아 인수 검토에 나섰다는 것은 글로벌 낸드 시장이 아직까지 플레이어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 정리된 D램 시장과 달리 여전히 10곳이 넘는 공급업체가 뛰어들고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현상이 진행됐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2019년 2조83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도 7200억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주요 플레이어간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아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 투자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사업을 90억달러(10조3000억원)에 인수한 점이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촉발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향후 낸드 시장 비전에 대해 주주들의 압박을 받으면서 자신들보다 훨씬 덩치가 큰 키옥시아 인수 검토를 추진하게 됐을 것으로 내다봤다.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달러(33조8100억원)에 이르는 등 단독으로 인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양사가 협업하는 모델을 그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키옥시아는 일찌감치 SK하이닉스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로, 그동안의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조를 보면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키옥시아 투자에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일본산업혁신기구, 미국 애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당시 키옥시아가 일본 회사로 남아 있어야한다는 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의 계약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키옥시아 인수합병(M&A)이 추진되더라도 최소 2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시장 점유율 변화는 어려운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기까지 2년 이상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키옥시아에 정통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라며 “주주 등 투자자 설득을 위해 M&A 또한 검토한다는 수순으로 실제로 키옥시아와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