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실 안마의자서 넷플릭스
한의원 상급병실료 2년간 19배 ↑
한방 경상 진료비, 병원비의 2.4배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넷플릭스’가 띄워진 대형 TV 앞에 고급 안마의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되는 한의원 교통사고 입원실 모습이다. ‘호텔 같은 인테리어’ ‘모션베드에 프리미엄 침구’ 등 문구도 화려하다.
이처럼 한의원이 병실을 고급화하고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료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문제는 한의원의 교통사고 입원실을 이용하는 환자가 대부분 척추 염좌(근육 또는 인대 손상) 등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라는 데 있다. 치료비는 적은 반면 1~2인실과 식사비 등으로 구성된 상급병실료 지출이 커, 경상환자인데도 일주일 입원진료비가 200만원 안팎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한의원 측이 다인실 운영을 하지 않고 1~2인실 고급화를 표방하면서, 병실료와 식대가 치료비의 수배에 달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한 입원실 한의원에서 치료받은 12급 경상환자의 실제 입원진료비 내용을 보면 총진료비 183만원 중 침·뜸·부항 ‘세트 치료’와 첩약 처방을 다 합쳐도 22만원 남짓인데, 병실료와 식대로 161만원이 청구됐다.
7일 자동차보험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따르면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의과(병·의원)가 2019년 기준으로 32만2000원인 데 비해 한방은 그 배가 넘는 76만4000원이나 된다. 상급병실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한의원은 지난해 전체 입원진료비 가운데 상급병실료 비중만 70%를 넘었다.
한의원의 ‘상급병실 마케팅’이 활발해지며 자동차보험 한방 상급병실료 청구액도 치솟고 있다.
4개 보험사에 청구된 상급병실료(상급병실 이용에 따른 추가 병실료)는 2019년 1분기 1억1100만원에서 지난해 4분기 32억8600만원으로 폭증했다.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19배가 된 것이다. 같은 기간에 의과 의원급의 상급병실료는 2억9600만원에서 2억8400만원으로 되레 줄었다.
최근엔 전국의 입원실 한의원으로 구성된 신종 네트워크도 등장했다. ‘교통사고 입원실 네트워크’는 한의원 회원사끼리 입원실 운영 노하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공동 홍보 및 상담을 진행한다.
의료계에 다양한 치과·피부과·안과 등 진료과목 네트워크나 한의원 브랜드가 있었지만 교통사고 입원실 한의원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를 겨냥해 형성된 새로운 유형이다.
업계는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는 한방의료기관의 상급병실 마케팅 등 경상환자 진료 관행이 과도한 의료 수요를 일으켜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경상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한방진료비가 자동차보험·공제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7.4%(잠정)로, 절반에 육박했다. 공제를 제외한 손해보험 자동차보험만 놓고 보면 한방 비율이 52.6%로, 의과를 이미 추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한의원이 ‘호화 병실 마케팅’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고, 이 비용은 결국 전체 가입자의 몫”이라며 “2400만 가입자의 보험료가 누수되지 않게 자동차보험 상급병실 수가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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