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SK이노 HEV 배터리 개발 의미
미국·유럽 배터리 내재화...中 도전에 대응
하이브리드 이어 전기차 배터리 확대 기대
“기술 복잡...국내 배터리 업체와 협력 필수”
16일 발표된 현대차·기아와 SK이노베이션 간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공동개발은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양 그룹 간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이 본격화된 결과물로 해석된다.
올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 이후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 협력의 구체적인 성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정의선 회장이 충남 서산 KS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회장을 만난지 2달여만에 현대차·기아와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애주기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었다.
양사 총수는 3월에는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을 앞두고 별도로 만나 수소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현대차는 3차 E-GMP 물량의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한 바 있다.
이번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공동 개발 선언은 친환경차 사업의 근간이 되는 배터리를 매개로 양 그룹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에선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이어지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구도는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국내 배터리 업계와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현대차그룹에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테슬라는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와 손잡고 4860 원통형 배터리를 기반한 ‘반값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유럽에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를 중심으로 총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세워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보급할 3000만대의 친환경차 배터리의 90%를 유럽 지역 공장에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스케이드 보드 형태로 전기차의 구조 혁신을 이룬 ‘E-GMP’ 플랫폼과 V2L 등 배터리 활용 기술을 갖춘 현대차·기아와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배터리 수요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도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할수록 배터리 수급을 안정화하고 주행거리나 안정성 측면에서 보다 발전된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미리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 개발 협력으로 현대차·기아와 SK이노베이션은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부터 공동개발을 진행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까지 유기적 협력관계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최근 보조금 폐지 등에도 불구하고 연료 효율성과 정숙성 등을 앞세워 빠르게 디젤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와 전기차 시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공동개발이 전기차 배터리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등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이 워낙 복잡해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설명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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