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찾다 다세대주택 들어간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
다세대주택 거주자에게 의심받은 끝에 주거침입죄로 기소
공익법률센터 지도변호사·학생들 유학생 위해 발벗고 나서
“주거침입 고의 있었다고 보기 부족”…무죄 확정판결 받아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서울대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 A씨는 친구의 부탁으로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숙박업소를 예약하기 위해 찾고 있었다. 길을 헤매던 A씨는 레지던스(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처럼 보이는 건물을 발견하고 들어가는 B씨를 쫓아 건물 계단을 올라가 “헬로”(hello)하고 말을 걸었다.
B씨가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문을 닫고 들어가자 A씨도 바로 건물에서 나왔으나 A씨는 얼마 후 주거침입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레지던스라고 생각했던 건물이 지하에는 술집이, 1층에는 음식점이 입점한 다세대주택이었고 이곳에 거주하는 B씨가 A씨에게 위협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이하 센터)와 센터 법률구조클리닉 수강 학생 덕에 A씨는 무죄로 확정판결을 받고 무사히 귀국할 수 았었다.
센터는 22일 주거침입으로 오해 받고 재판에 넘겨진 A씨를 변호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고 사법 체계도 잘 알지 못해 경찰 수사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은 A씨는 센터에 법률 상담 신청을 했다. 센터 측은 법률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학내 구성원을 도우려는 취지에 부합하다고 판단해 A씨의 형사 변론을 맡았다.
센터의 지역사회법률구조클리닉을 수강 중인 학생들은 A씨에 대한 변호인 의견서, 증거에 관한 의견서, 증인에 대한 반대신문 사항, 변론 요지서를 작성했다. 아울 윤지영 지도변호사와 토론과 피드백을 거쳐 만든 완성본을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1심 재판부는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주거침입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측에서 항소했으나 이번에는 센터 공익 조교들이 지도변호사의 지도 하에 항소 이유서를 작성해 변론에 참여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단에 위법함이 없다’고 판단, 항소심을 기각해 지난 4월 초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학업이 마무리됐음에도 재판으로 돌아가지 못하던 A씨는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송을 이끌었던 윤 변호사는 “검찰에 의해 무리하게 기소된 서울대 학생이 억울함을 풀고 고국으로 귀국하게 돼 기쁘다”며 “서울대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센터 법률구조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여 주면 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법률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취약한 학내·지역사회 구성원을 위한 법률구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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