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요구 3월에만 6839건
검찰로 넘어오는 사건 수 대폭 감소
전년 대비 78.1% 수준 머물러
재수사·보완수사 건수는 증가 추세
경찰 단계 사건 처리 지연에 변호인도 불편
[헤럴드경제=박상현·안대용 기자]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난 3개월 동안 경찰이 자체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사건처리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검찰청이 발표한 ‘2021년 1분기(1~3월) 개정 형사법령 운영 현황’에 따르면 올 1~3월 경찰이 검찰에 넘긴 순 송치 사건은 22만 72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1%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순 송치’란 경찰이 검찰로 넘긴 사건 중 이의신청 후 송치나 보완 수사 후 송치 등 중복 집계된 내용을 뺀 것을 뜻한다. 기소 의견 송치 사건은 2만 6000여 건, 불기소 의견 송치 사건은 1만6000여건이 감소했다.
반면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할 때 요청하는 ‘재수사’ 건수는 가파른 상승세다. 검찰의 불송치기록 중 재수사요청을 한 건수는 ▷1월 559건 ▷2월 916건 ▷3월 1377건으로 증가했다. 3월 누계 기준, 검토완료 불송치기록 대비 재수사요청 비율은 4.5%다. 또한 검토가 완료된 수사중지기록 중 수사권 남용 등을 발견해 시정조치를 요구한 건수는 3월까지 총 904건(4.7%)으로 나타났다. 올해 1~3월 보완수사 요구 결정 건수는 1만 4729건을 기록했다. 월별 보완수사요구 건수도 ▷1월 2923건 ▷2월 5206건 ▷3월 6839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러한 통계는 경찰이 자체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사건 검토 기간을 장기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검찰 간부는 “경찰이 꼭 뭘 안 한다기보다, 너무 복잡하고 불필요한 일들이 많다. 한 사건에도 피의자 여럿이고 죄명도 여럿이면 어떤 건 무혐의라 불송치 대상이고 어떤 거는 기소 의견이라서 잘라서 보내야 하는데 이의신청도 들어오고, 기록이 두꺼운 사건을 하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실제 변호사업계에서는 고소·고발인들이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고, 피의자 입장에서도 사건 처리 속도가 늦어 불만이라는 반응이 많다. 금융 사건 피해자 대리 경험이 많은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대부분 사건이 보완수사가 내려와 지연되고 있다”며 검찰이 직접 수사를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보니 제대로 수사가 안 된 상태에서 사건이 올라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중요한 점은 혐의 없는 사람은 혐의를 벗게 해줘야 하는데, 중요한 사건 수사가 미진하고 변호인 입장에서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새로운 법체계가 올 1월부터 시행이 되다 보니 신법 체계를 적용하는데 경찰 수사도 그렇고 검찰도 그렇고 적용 기간이 필요해 당연히 늦춰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경찰 단계에서 재판 관할을 철저하게 따져 관할이 있는 지청·지검으로 보내란 요구가 있어 그 부분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며 “디테일한 지침이 불과 지난주에 만들어져 경찰 입장에선 사건을 어느 검찰청으로 송치할지 기준이 안 나와 사건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의가 완료돼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행이 되면 그동안 홀딩되어 있던 사건들이 검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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