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평화예술로 바꾼 빛의벙커 더 역동적변신
지중해 담은 색채,음악의 향연, 제주를 더 푸르게
‘모네..샤갈’展 개막…음악가 출신 클레의 재발견
6개 시퀀스 500여 작품 춤춘다. 23일 전시 개시
주변엔 세계유산 성산,광치기,우도 등 명소 포진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전쟁시설을 첨단 실감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꾼 제주 빛의 벙커가 더 역동적이고 다채로워졌다.
명작들과 궁합이 맞는 음악을 통해 작품에 대한 감상에 실감과 몰입감을 더했다. 제주의 푸른 바다에 어울리는 주제로 한국과 작품무대와의 연관성도 키웠다.
프랑스 등 세계적인 미술계 거장들이 찬사를 보냈던 ‘빛의 벙커’ 예술이 제주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다.
▶지중해와 제주바다= 제주 빛의 벙커는 지난 2월 막을 내린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에 이은 차기작으로 ‘모네, 르누아르... 샤갈’전 그리고 ‘파울 클레’전을 23일 개막했다.
시즌1에서 크림트 못지않게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듯이, 시즌3에선 미술과 음악 재능을 겸비한 파울 클레의 재발견이 큰 화제를 몰고 올 것 같다.
빛의 벙커가 세 번째로 선보이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모네, 르누아르... 샤갈’은 관람객을 인상주의에서 모더니즘까지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빛과 색채에 대한 영감과 모더니즘의 태동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지중해를 조명한다. 초대형 벽면 화폭 뒷편에 90여대의 첨단 영상 프로젝션이 매핑등을 기술로 그림을 춤추게 한다.
▶6개 시퀀스, 500여점의 작품= ‘시즌3’에선 모네, 르누아르, 샤갈, 피사로, 시냑, 드랭, 블라맹크, 뒤피 등 인상주의부터 모더니즘 시기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연안에서 활동했던 화가들의 창작 세계를 다룬다.
전시는 총 6개의 시퀀스, 500여 점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샤갈 등 처럼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등 지중해 일대를 새로운 예술의 도시로 가꾼 주역들이 포함돼 있다.
메인 프로그램은 ‘빛은 곧 색채’라는 원칙을 지키며 빛의 변화를 탐색 했던 인상주의 화가의 대표주자 모네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빛과 계절, 날씨를 표현하는 명암의 교차가 매력적인 르누아르, 신선하고 강렬한 작품을 선보인 샤갈 또한 만나볼 수 있다.
제주 여행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빛의 벙커로 여행자들이 몰린다. 빛의 벙커는 여행자들에게 또하나의 빛이다.
▶클레의 재발견= 빛으로 사물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려 했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파, ‘리드미컬 인상주의’ 클레의 예술철학을 21세기 몰입형 감상 기술로 재탄생 시킨 빛의 벙커 시즌3는 제주를 ‘미스터 션샤인’, ‘미즈 션샤인’들의 미술 놀터로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막후에서 첨단 프로젝션 90대의 매핑기술이 작품들을 춤추게 한다.
미술시간에 배운 그들의 화풍이 유한계층의 밝고 낭만적인 소풍을 담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견에 따른 기쁨과 열락으로 충만했을 것이고, 빛의 벙커가 이번에 재발견했듯, 모든 사람, 자연, 사물을 발랄하고 역동적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라는 상상이 가능하다. 바다는 핵심 촉매제였다.
파울 클레는 음악가이자 화가였다. 파울 클레의 상상력과 리듬감이 돋보이는 작품을 10분간 상영하는데, 단언컨데 이번 빛의 벙커 시즌3의 백미다. 때론 화폭 속 기호가 춤추고, 때론 표정이, 때론 그림에 담긴 예술가의 마음까지 일렁인다.
▶미술, 빛의벙커에 음악을 정중히 초대하다= 음악은 시즌3의 핵심동력이 된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서정적이고 색채감이 넘치는 곡을 작곡한 클로드 드뷔시, 모리스 라벨 그리고 조지 거쉰 등 음악계 거장들의 곡이 전시 속에 어우러진다. 또한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등 20세기 재즈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미디어아트와의 긴밀한 조화를 이룬다.
주지하다시피 드뷔시는 인상주의 화풍을 음악으로 구현한 동시대인이고, 다른 작품에 흐르는 재즈 음악 등은 작품과 동시대가 아니다. 미술 작품이 동시대 혹은 다른 시대의 음악과 궁합을 잘 맞추는 것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술이 사람의 정서에 비치는 영향을 논할때, 흔히 음악은 직접적인데 비해 미술은 다소간 시간을 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툼해 지는 경향이 있다고들 한다. 미술과 음악이 조우하면서, 빛의 벙커는 미술 역시 인간정서에 돌직구 같은 직접적,즉시적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여행의 발견, 김영하 도슨트 흔쾌히 수락= 이번 전시의 오디오 도슨트로 소설가 김영하, 뮤지컬 배우 카이가 참여한다. 화가들의 작품, 그리고 창작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고 풍성한 해설로 만나볼 수 있다. 빛의 벙커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청취 가능하다.
빛의 벙커 김현정 총괄이사는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빛의 벙커가 새로운 전시를 통해 또 한 번 관람객들에게 더 진하고 두툼한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주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한다면, 지난 1년간 밤낮으로 노력한 국,내외 스태프들은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군사시설에서 예술공감으로 태생부터 반전매력= 빛의 벙커는 매해 주제를 바꿔 상시 운영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병사들이 서 있었던 경계용 망루가 먼저 반긴다. 과거 제주 성산 내 군사 통신시설이었던 벙커를 신개념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개막작 ‘빛의 벙커 : 클림트’, 두 번째 전시 ‘빛의 벙커 : 반 고흐’를 거쳐 지난해 12월 개관 2년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제주의 대표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빛의 벙커는 관람객의 원활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시행한다. 현장 관람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입장 전 발열 체크를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사전 예약을 운영하며, 안내 직원은 관람객이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술적인 주변관광지 스토리= 주변에는 성산일출봉, 송당승마장, 광치기해변, 우도, 섭지코지 등이 있다.
99개 기암괴석 성벽으로 둘러친 왕관모양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의 탄생과정, 광치기 해변의 기막힌 사연, 가장 제주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빛의벙커 주변 제주 동북지역의 생태 등도 가히 예술적이다. 거문오름이 한라산의 형이라는 사실 등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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