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고발 가능은 과잉금지원칙 등 위반해 위헌”
시민단체에 고발당한 최강욱, 친고죄 개정안 발의
진행 중인 재판 관련 발의… ‘셀프구제법’ 논란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개인의 명예훼손에 관한 죄를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규정의 존폐 여부가 29일 결정된다. 결론에 따라 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처벌 여부도 달라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3항 위반죄로 고발당한 A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한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하지만, 반의사불벌죄는 일단 제3자 고발이 가능하고, 추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표시하면 형을 면한다. 정보통신망법은 비방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비방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헌재가 단순위헌 결정을 한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중 제3자 고발로 인한 처벌 규정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이 규정으로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의 재심 청구도 가능해진다. 반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인용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규정이 그대로 유지된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처벌 여부와도 이어진다. 형벌 규정은 위헌 결정을 받으면 소급효가 있기 때문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인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긴 하지만, 의견이 팽팽히 나뉘어 6명을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 전 기자의 고소가 아닌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됐다. 노 변호사는 “형벌에 관한 규정이니 위헌 결정이 나면 선고한 날 바로 소급해서 효력을 상실해 최 의원 재판에도 당연히 영향이 간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지난 8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반의사불벌죄에서 ‘친고죄’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친고죄는 피해자나 법률에서 정한 사람만이 고소를 할 수 있는 범죄다. 최 대표는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수사를 착수하거나 제3자의 고발에 의한 ‘전략적 봉쇄소송’ 등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의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고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 대표가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단 점에서 ‘셀프구제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청구인 A씨는 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팬들로부터 고발당해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정식재판을 청구한 A씨는 정보통신망법상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해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없을 경우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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