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K모빌리티 부품수급’ 세미나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 고작 2%
2차전지 2030년 14배...공급 부족
재고 바닥나면 ‘5월 셧다운’ 가능성
“정부지원으로 R&D·생태계 키워야”
차량용 전자부품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업체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공급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8일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K-모빌리티 글로벌 부품수급 동향 및 대응방향 세미나’에선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과제와 연구·개발(R&D) 필요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잇따랐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한국은 차량용 반도체 98%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차량용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개발·생산에 힘써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오는 5월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그간 쌓아뒀던 재고가 바닥날 경우 연쇄적인 ‘셧다운(가동 중단)’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지엠(GM)은 지난 19~23일 부평1·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26일부터 창원공장과 함께 50% 감산에 돌입했다. 현대차 역시 7~14일 울산1공장에 이어 두 차례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생산라인을 재가동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는 남아있는 상태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변화와 과제’ 발표를 통해 “자동차 부품업계는 작년 생산 급감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으며 올해도 반도체와 관련된 부품의 연쇄적인 조업 차질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 60곳 중 41곳(68.3%)이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생산물량을 감축했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문제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여서 매출 감소 여파는 더 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차의 전장부품 비중이 내연기관차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전망이지만, 국내 1만여 부품업계 중 전장부품 비중은 5%에 불과하다”며 “특히 세계적인 차량용 소프트웨어(SW)업체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8조7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독일(60조원), 일본(45조원), 미국(23조원), 중국(12조원) 등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래차 연관산업인 자동차,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3개 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 수급 및 주도권 경쟁 동향’을 발표하며 “2차 전지시장을 전방산업인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2차 전지시장은 2030년 2.6TWh 규모로 2018년보다 14배 증가할 전망이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증설에도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는 의미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관련한 전고체 전지소재가 황화물계와 산화물계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산화물계 주요 업체가 2018년 기준 2개에서 9개로 늘어난 통계가 뒷받침됐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역량과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문부터 입고까지 소요 시간이 12~16주 걸리는데 현재 주문 폭주로 26~33주로 늘어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정상적인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까지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에 최대 40% 세금 공제와 228억 달러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한 미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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