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는 집값 비례해 대출
DSR은 소득 비례해 대출
집값이 소득보다 빨리 올라
대출로 집사기 점점 어려워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당국이 4월29일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을 해마다 확대해 2023년에는 전면화하겠다고 밝혔다. DSR은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매기기 때문에, 집값이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내집마련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SR은 차주가 갖고 있는 모든 부채의 원리금이 연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을 말한다. 가계부채 지나치게 늘어나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리라는 것이다. 금융위가 설정한 DSR 한도는 40%다. 연소득이 1000만원이라면 해마다 부담하는 원리금이 400만원을 넘도록 돈을 빌릴 수 없다.
DSR은 기존에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초과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연소득 8000만원 초과자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만 적용돼 왔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는 모든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소득 무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이 2억원을 초과하는 모든 차주에게 적용되며, 2023년 7월부터는 총대출 1억 초과 차주에게 적용된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총대출에 전세자금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보험약관대출 등 상환재원이 명확한 대출 등은 제외된다.
금융위는 DSR 적용으로 대부분의 차주는 대출 한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에 규제지역에서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강하게 적용돼 왔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에서 9억원 주택을 구입할 경우 LTV 40%를 적용받아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3억6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데, 이 대출금액을 연소득 5000만원 차주의 DSR로 환산할 경우(이하 모든 예시, 금리 2.5%, 만기 30년) 34%에 불과해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담대에 더해 신용대출까지 받는다고 생각하면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위에서 예로 든 차주는 3억6000만원 주담대는 물론이고 현재 은행권에서 연봉의 100~150%인 5000만~7500만원을 빌릴 수 있는데, 앞으로는 DSR에 걸려 1800만원밖에 빌릴 수 없다. 소득이 낮으면 낮을수록 DSR로 인해 신용대출 한도가 감소하는 폭은 더 커진다.
12억원 초과 고가주택 구입도 어려워진다.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12억원 주택에 대해 LTV만 적용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주담대는 4억2000만원(9억원까지는 LTV 40%, 9억원을 초과하는 3억원은 20% 적용)이다. 이 경우를 연소득 5000만원 차주의 DSR로 계산하면 39.8%다.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12억원보다 비싼 집을 구입한다거나, 12억원짜리 집을 사더라더도 연소득이 5000만원보다 낮다면 DSR로 인해 대출 한도가 낮아지게 된다.
DSR의 더 무서운 점은, LTV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내집마련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LTV는 집값에 비례해 대출금액이 올라가도록 설계돼 있다. 집값이 6억원일 때는 LTV(40%)에 따른 대출한도가 2억4000만원이지만, 9억원이면 3억6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집값 상승분의 일부라도 대출에 반영이 되는 것이다.
반면 DSR은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내 소득이 오르지 않으면 대출한도가 오르지 않는다. 연소득 3000만원 차주의 DSR 40% 적용에 따른 주담대 대출한도는 2억5000만원이다. 집값이 6억원일 때는 대출 외에 3억5000만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집값이 9억원으로 오르면 대출한도가 오르지 않아 6억5000만원을 마련해야 해 내집마련이 LTV보다 더 어려워진다.
이는 집값이 소득보다 빠르게 오르는 현재 한국의 현실과 결합할 경우 무주택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7년 3만1734달러였지만, 2020년 3만1755달러로 제자리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KB국민은행 기준)는 6.9억에서 11.1억으로 61% 올랐다. 앞으로도 집값이 소득보다 빨리 오를 것이라 가정한다면, 지금 당장 가능한 자원을 모두 모아서 집을 사는 편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계산은 몇가지 상황 변화가 오면 틀린 것이 될 수 있다. 현재 논의 중인 청년,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어떻게 발표되는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집값 상승 속도를 소득 상승 속도보다 낮출 수 있다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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