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코로나19 ‘심각단계’ 격상

폼 잡는 취임식 대신 화상 확대회의

최초의 민간출신 이사장 안팎의 기대

‘노동복지빅데이터센터’ 정식직제 출범

빅데이터 활용 과학적 의사결정 추구

산재처리 기간 평균 1개월 단축 제시

산재노동자 직업복귀율 70% 첫 돌파

산재 재활 ‘공공비즈니스 모델화’ 추진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공단이 명실상부한 ‘노동복지허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보험 제도 진입은 쉽게, 보장은 넓게, 결정은 공정하게’하겠다”며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사람을 틈새없이 두텁게 보호해 일하는 생애를 아우르는 진정한 ‘희망버팀목’으로 국민에게 환영받는 공공기관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공단이 명실상부한 ‘노동복지허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보험 제도 진입은 쉽게, 보장은 넓게, 결정은 공정하게’하겠다”며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사람을 틈새없이 두텁게 보호해 일하는 생애를 아우르는 진정한 ‘희망버팀목’으로 국민에게 환영받는 공공기관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

“지난해가 일하는 노동자의 생애를 아우르는 ‘노동복지허브’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가시적 성과를 보는 한 해로 만들겠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노동복지허브의 첫발을 내딛으면서 추진한 사업들과 개선된 제도들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복지허브에 모든 걸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강 이사장은 취임후 보낸 1년 2개월을 “정신없이 지나갔다”는 말로 요약했다. 실제로 작년 취임 첫날인 2월 24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돼 취임식을 취소하고 ‘코로나 19 대응 긴급확대간부회의’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내심 의욕적으로 취임식에 임하면서 프리젠테이션까지 준비한 그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강 이사장의 취임일성은 ‘노동복지허브’였다. “최초 민간출신 이사장으로, 공단이 평가를 제대로 못받는 것이 억울했다. 사실 고용보험 가입부터 보험료 징수는 물론, 노동자 영세사업주 지원, 공공병원 운영 등 수많은 일을 해왔는데 그냥 산재보험 관리기관으로만 알려져서, 그래서 임직원들에게 공단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노동복지허브’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했었다”

‘폼 잡는’ 취임식은 무산됐으나 소득은 있었다.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가 전화위복이 됐던 것. 그는 “결과론적으로 오히려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으로 했으면 인원이 제한되는데, 비대면 화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전국의 네트워크 통해 더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전파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 회의자료가 동영상으로 그대로 남았고, 오히려 공유 확산에는 더 좋았다”고 회고했다.

강 이사장은 “노동복지허브는 이제 시작이다. 누구나 동의하기 때문에 추동할 수 있는 틀만 만들어 놓아도 잘 굴러갈 것이다. 그래서 토대를 잘 만들어내는게 목표”라며 “단계별 로드맵에 따라, 점진적이고 효율적인 빅데이터 활용체계를 완성시킴으로써 국내유일의 노동복지 전담기관 ‘노동복지허브’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지속성장 동력까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의 올해 역점부분은 노동복지허브의 가시적 성과다. 노동복지허브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빅데이터 활용 및 데이터 통합구축·공유를 전담할 ‘노동복지빅데이터센터’를 지난 4월 정식직제로 출범시켰다. 현재 근로복지연구원 등 내부전문가 6명에 파견직원 등 15명으로 진용을 꾸렸다. 올해 인력을 더 충원한다. 공단이 노동복지허브로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필수라는 인식에 바탕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의사 결정’으로 노동복지와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새로운 일을 하겠다는게 아니라 이미 하고있는 일들이 분산처리되는 바람에 심지어 내부구성원조차 자신들이 노동자 및 영세사업주의 노동생애, 사업생애 전체에 걸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중한 조직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일들 간 연계와 협업을 통해 정보공유는 물론 시너지효과도 내도록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단은 보험·복지·의료 등 8개 시스템에 1500억건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기반사회에서 빅데이터를 행정서비스하는 걸로만 끝내지말고 다앙하게 활용해 이른바 ‘과학행정’을 할 경우 직원들은 업무부담을 덜고, 고객들은 서비스를 빨리 제대로 받을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노동복지허브의 가시적 성과로 산재처리기간을 평균 1개월 단축하는 목표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간 업무관련성이 명백한 경우 판정위원회 심의 의뢰를 제외했고, 경미한 사건은 소위원회에서 의결토록 하는등 판정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하지만 처리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이에 재해조사프로세스 개선, 판정위원회 및 업무관련성 특별진찰제도 효율성제고, 노사협의를 통한 제도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강 이사장은 “질병일 경우 업무연관성을 판정해야 하기 때문에 의학적이고 전문적이라 처리기간이 긴 측면이 있다”면서 “평균적으로 연내 한달 이상 단축하는 게 목표”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재해조사과정에서 빅데이터를 지원해 기간을 줄이고, 특진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업무상 판정위원회의 업무부담을 줄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그간 산재신청 사례를 토대로 상병별, 질병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재인정기준을 제시하고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산재처리 지연문제도 노동복지허브가 구축되면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는 셈이다.

공단은 다양한 재활사업을 통해 지난해 산재노동자의 직업복귀율이 71.5%로 사상최초로 70%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72%를 달성하는게 목표다. 2025년 75%를 달성하는 청사진을 마련해놨다. 공단병원이 치료 초기단계부터 재활을 개입시키는 맞춤형통합서비스 형태의 전달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공단병원은 시설과 장비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고수준이다. 국제사회보장학회에서 재활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소개도 많이 됐다. 대표적인게 수중재활시스템이다. 환자맞춤형 수영장인데 기구가 들어가기도 하고 물높이 조절까지 된다. 직업재활공학연구소에서 수중풀을 비롯해, 과거 독일 일본에서 수입하던 재활기구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앞으로 산재뿐 아니라 일반재해도 많아지고, 고령화로 재활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비즈니스인 만큼 산재 재활을 ‘공공비즈니스 모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산재병원보다 인력 시설이 대폭 확대된 300병상 규모의 울산병원 건립도 추진한다. 2024년 완공되는 이 병원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일·가정 적응재활훈련센터’가 들어선다. 수중재활을 포함한 대규모 재활센터 외에도 사회복귀훈련실, 사회재활실, 재활스포츠실도 만들어진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