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 패배 후 부동산정책 수정 시사
개혁파 송영길 대표 당선, 당분간 유보 전망
정부·민간 “정책신뢰 우려, 빨리 결정해달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조속히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여당을 중심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과세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무성했지만, 이후 주장과 논의만 난무할 뿐 뚜렷한 정책 수정의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정부 정책의 궤도 수정 가능성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것이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계파인 송영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당선돼 시장과 정책 모두 당분간 혼란에 쌓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세 부처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통일된 의견을 내놓기 위해 협의 중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이번 주면 (부동산정책 방향에 대한) 부처간 협의를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정부 내부 포지션”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 부동산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피하고 있다. 민주당이 아직 부동산정책에 대한 정책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름 빼고 다 바꾼다’고 공언해온 송 대표가 당을 이끌게 되면서 이러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실상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당내 재검토가 예정돼 있는 상태다.
송 대표는 당 대표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와 관련 “실현되지 않은 이득에 과세해 현금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커다란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1가구 1주택 보유자 등 실소유자 중심의 보유세 완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금액이나 세율 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세이연 문제와 공시가 현실화 속도조절론도 꺼냈다.
파격적인 대출 완화 공약도 내걸었다. 그가 말한 ‘누구나 집 프로젝트’는 집값의 10%만 있으면 일단 입주하고 10년 임대한 뒤 최초 가격으로 분양하거나 임대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송 대표는 이를 위해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9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내 고심은 이에 더 깊어질 전망이다. 홍 직무대행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 때문에 정책 신뢰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직무대행은 앞서 “개인적으로 신속하게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정간 조율하고, 조율한 내용을 빨리 발표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혼선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부동산 시장은 모든 시장이 그렇듯 예측가능성이 중요한데, 정부정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치인이 하는 말과 정부가 하는 말이 다르게 들리다 보니 시장은 혼란스러워 하고 이것이 계속되면 결국 판단을 멈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철 없는 얘기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무섭다”고 덧붙였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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