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중요해지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

美·日·대만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 올려

33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긴요

삼성전자, 사실상 나홀로 외로운 싸움

업계 “기업만으론 역부족 정부지원 절실”

반도체 시장이 올해 2분기부터 슈퍼사이클(대호황)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일본, 대만의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패키징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등 연구개발(R&D)에 잇따라 속도를 내면서 추격전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과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512억 달러(약 58조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649억 달러(약 7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서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대만 기업인 ASE와 미국의 앰코가 1위,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에 속하는 패키징은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실리콘 기판)와 전자기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반도체 칩을 포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과거에는 반도체 회로를 미세하게 그려내는 선단 공정에 비해 단순한 작업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패키징 분야의 기술 발전 가능성이 향후 무궁무진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3나노미터(3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의 경우 막대한 투자 비용에 비해 성능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업계에서도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점유율 1위인 TSMC 역시 이 부분을 인식하고 올해 초 일본에 200억엔(약 2100억원)을 투자해 후공정 분야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이 시설은 패키징 분야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춰 연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기초과학을 비롯한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TSMC는 지난 2019년부터 도쿄대와 함께 첨단 패키징을 포함하는 설계기술 개발 등에 대대적인 지원을 시작한 바 있다.

일본과 대만의 총공세에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한 TSP총괄 조직을 신설했다. 이어 2019년에는 삼성전기의 패널레벨패키징(PLP)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패키징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2019년과 2020년 충남 온양의 삼성전자 패키징 연구소를 2년 연속 찾아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6일 삼성전자가 독자 구조의 패키징 기술을 접목한 ‘아이큐브4(I-Cube4)’ 개발에 성공한 것도 패키징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또다시 외로운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반도체 첨단패키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새로 지정하고 기술 보호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전반적인 R&D 정책 등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측면 지원 등이 절실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패키징은 과거와 달리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후공정 분야에서도 R&D 등 경쟁력 확보가 필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몇몇 기업이 전담하기엔 힘이 부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