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활용위해
제도금융권 수탁한듯
유통량↓…가격올릴수
최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2조600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이 인출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가상자산이다. 개인 중심이던 이더리움 시장에 기관이 본격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코인베이스에서 40만 이더(ETH·이더리움 단위)가 인출됐다. 미화로는 15억달러 규모다. 4월 초에 다시 20만 이더가 출금됐는데, 이를 합하면 3월말과 4월초 며칠 사이에 총 60만 이더가 거래소에서 빠져 나간 것이다.
개인이 하루 새 천문학적 액수의 인출을 단행하기 어렵단 측면에서 기관이 보유 물량을 다른 커스터디(수탁고)에 이관시킨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더 인출이 계속될 경우 유통 물량을 감소시켜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이더리움 잔고도 연초에 비해 크게 줄었다. 크럽토퀀트에 따르면 11일 기준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 잔고는 약 208만개로 1월초보다 22.3%(60만개) 감소했다.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더리움 잔고는 1860만개로 같은 기간 15%(328만개) 줄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 플랫폼이다.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된 화폐로서 매매·결제 목적으로 탄생됐다면 이더리움은 다양한 앱을 구현시킬 뿐 아니라 조건만 충족되면 중개인 없이 계약이 성사되는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공유경제, SNS 등에까지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나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의 OS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이라는 비유가 나온다.
JP모건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뛰어난 유동성 복원력 ▷낮은 파생상품시장 의존도 ▷빠른 블록체인 처리 속도 등의 면에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현물 거래량이 많은 이더리움 시장에선 선물과 스와프 형태의 레버리지에 덜 의존하게 된다”며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오랜 기간 비트코인보다 공공의 블록체인 처리 속도가 빨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보단 가상상품에 가깝고,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금과 경쟁한다면 이더리움은 가상 경제의 중추로, 교환 수단으로서 더 많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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