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막스플랑크연구진, 양자역학 계산법 진전으로 평가·센서, 메모리 등 개발 도움

박노정(오른쪽) 교수와 마무트 오카야이 연구원.[UNIST 제공]
박노정(오른쪽) 교수와 마무트 오카야이 연구원.[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TaS2(이황화탄탈럼)은 도체일까 부도체일까? 물리학계의 40년 묵은 논란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됐다. 한국과 독일 국제 공동연구진이 TaS2이 부도체임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물리학과 박노정 교수팀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이 전기전도도를 예측하는 이론의 적용 오류를 수정하면 이 물질이 이론적로도 부도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TaS2의 전기전도도 이론 예측에 쓰이는 계산법을 실제로 적용하는 데 간과됐던 오류를 발견하고, 새로운 계산법을 통해 이 물질이 절대온도 200K(캘빈) 절대온도에서는 부도체 상태로 존재함을 밝혀냈다.

TaS2은 특이하게 상온에서는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지만 절도온도 200K 이하에서는 전기가 안 통하는 부도체로 바뀐(상전이물질)다. 하지만 이론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에 기반한 이론예측 값을 근거로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도 이 물질은 도체라고 주장해왔다. 절대온도 200K, 즉 영하 73.15℃ 이하에서 측정된 전기전도도는 얼마든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이론 물리학자들의 견해도 타당했다.

연구진은 밀도범함수이론의 계산 오류를 줄이는 과정에서 ‘전하밀도파’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밀도범함수이론은 전자(electron)의 위치와 밀도를 알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 계산법이다. 전자의 흐름인 전기전도도 또한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수많은 전자를 하나의 입자계로 가정하는 단순화를 거친 것이라, 계산 오차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계산법을 접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 40여개의 원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것이 오류의 원인이었다.

이를 수정해 계산하면 TaS2는 절대온도 200K에서 특수 부도체인 모트(Mott) 상태에 있다. 일반 부도체를 전자가 움직이는 길 자체가 없는 물질로 비유한다면, 모트 부도체는 전자가 흐를 길은 있지만 징검다리처럼 생긴 전자길 안에 전자가 꽉 채워져 움직일 수 없는 형태의 물질이다.

(a)TaS2가 저온에서 육각별 모형의 전하밀도파를 형성한 단면. (b) TaS2이 저온상을 도체로 기술하는 기존의 계산방법. (c ) 본 연구에서 밝혀낸 오류를 보정한 후 새롭게 계산해 TaS2가 부도체임을 보여주는 결과. 화살표가 있는 자리에 끊어진 선이 모트(Mott) 부도체성을 나타낸다.[UNIST 제공]
(a)TaS2가 저온에서 육각별 모형의 전하밀도파를 형성한 단면. (b) TaS2이 저온상을 도체로 기술하는 기존의 계산방법. (c ) 본 연구에서 밝혀낸 오류를 보정한 후 새롭게 계산해 TaS2가 부도체임을 보여주는 결과. 화살표가 있는 자리에 끊어진 선이 모트(Mott) 부도체성을 나타낸다.[UNIST 제공]

박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체 구성하는 수많은 전자간의 상관관계(강상관계)에 따른 물질 변화를 밝히는 양자역학 계산법의 진전”이라며 “다양한 상전이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온도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전이 특성을 기반으로 한 센서,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5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