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통념 깨고 재보선서 ‘정권심판’

탈이념·탈진영에 실리...“새 정치문법”

윤석열엔 ‘부정적’...정치관심은 낮아

“부동산 정책 실패”...‘오를 것’ 80%

기후위기에 민감...63% ‘텀블러 사용’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20대’다. 그동안 여권의 든든한 ‘우군’으로 꼽혔던 20대의 절반 이상이 보수정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며 정치권에 던진 충격파가 만만치 않다. 여도, 야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요동치는 ‘20대 표심’을 잡기 위한 ‘열공’에 여념이 없다.

전문가들은 20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수·진보의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정치문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더 이상 ‘20대=진보’라는 통념으로는 이들을 재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의 20대는 탈이념, 탈진영이다보니 진보냐 보수냐가 아닌, 보수정당이라도 잘하는 점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헤럴드경제가 복수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자체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대의 경우 특정 이념성향에 매몰되지 않고 이슈별로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강했다. (기사에 언급하는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를 참조)

당장 4.7 보궐선거에서는 20대(18세~29세)의 55.3%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표를 던졌지만, 정작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는 현저히 낮았다. 지난 4월 기준 20대들이 자신의 정치성향에 대해 보수 23%, 진보 25%, 중도 33%, 모름/무응답 19%라고 답한 것을 고려하면, 중도층의 대부분이 오 후보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직까지 윤 전 총장에게는 싸늘하다. 5월2주 기준 윤 전 총장은 20대에서 6% 지지를 얻는데 그쳐, 18%의 이재명 경기지사 뿐만 아니라 7%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도 뒤졌다. 윤 전 총장이 여권 지지성향이 강한 40대에서도 18%의 지지를 얻는 점을 고려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리얼미터 조사(오마이뉴스 의뢰, 3월9~10일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이 제3세력으로 출마시 찍겠다’는 응답이 34.8%, ‘찍지 않겠다’가 48.7%로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시 찍겠다’는 응답(33.6%)보다 ‘찍지 않겠다(50.7%)’가 더 많았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재보선 이후에도 20대의 정당 지지율는 더불어민주당이 앞섰다는 점이다. 지난 4월과 5월 1,2주차의 20대 정당지지도를 종합하면 민주당 21~26%, 국민의힘 17~20%, 정의당 7~8%, 국민의당 3~6%, 기타 2%, 무당층 44~47%로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20대가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 1월1주 기준 20대의 정치관심도는 ‘많이 관심있다’ 10%, ‘약간 관심있다’ 36%, ‘별로 관심없다’ 40%, ‘전혀 관심없다’ 13%였다. 무당층의 비중 역시 20대가 가장 많았다.

20대의 합리적·실리적 성향은 현안 이슈를 살펴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비판적·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1주 기준 조사결과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80%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내릴 것’은 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 역시 ‘잘하고 있다’는 7%에 그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잘못하고 있다’는 72%였다.

같은 맥락으로 자산 확대 방안에서도 부동산의 비중이 35%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반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42%가 주식을 택했으며, 가상화폐도 3%로 가장 높았다.(1월2주)

반면, ‘사면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현 정부에서 사면해야 한다’는 21%, ‘사면해선 안된다’는 68%, 모름/무응답은 11%였다. (1월1주)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당시에도 20대의 76.1%가 성추행 의혹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리얼미터, 오마이뉴스 의뢰, 7월14일 조사) 진영에 관계없이 잘못에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식이 확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는 기후위기, 환경 등의 문제에 민감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 3월 18일 헤럴드경제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1020 응답자의 62.6%가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57%가 배달시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기업의 친환경 제품 생산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가 93%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 정책에 대해서는 26%가 ‘확대해야 한다’, 18%가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고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48%로 나타났다.(1월4주) 성전환 수술과 관련해서는 ‘해선 안된다’가 18%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할 수 있다’는 80%로 전 연령대 중 가장 긍정적이었다. (2020년 1월28~30일 조사)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