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90) 전 대통령의 항소심 첫 재판이 24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재판부가 전씨에 대한 출석통지서를 누락한 사실이 밝혀져 재판이 연기됐다.

광주지법 형사1부(김재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전씨의 사자(死者:죽은 사람)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하지 못하고 재판기을을 전격 늦췄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전씨가 출석했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예고한 대로 전씨는 법정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다.

광주지법은 지난 10일 전씨의 불출석으로 한 차례 연기된 이후 이번엔 법원이 피고인 출석을 통지하는 소환장을 보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두 차례 불출석하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고, 오늘 재판을 진행하려 했지만, 소환장 송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송달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하다 보니 누락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심을 끄는 주요 재판에서 송달 절차가 누락돼 재판이 열리지 못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이날 재판은 7분 만에 마무리됐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2차례 출정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제기한 조비오(1938~2016)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재판부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 신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재판인데도 불구하고 소환장을 보내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황당함을 넘어 재판부에 진정성이 있는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씨는 회고록에서 광주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 사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일반적으로 피고인 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인정신문)가 열리는 첫 공판 기일엔 피고인 본인이 출석해야 하지만, 전씨는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항소심 첫 공판일에 출석하지 않아 재판은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연기된 전씨의 항소심 재판은 내달 14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