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기업들, 물·전력·인력 부족에 코로나 악화까지…
TSMC에 도전장 던진 삼성, 반격 기회 가능성 “현실 여전히 녹록지 않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강자인 TSMC를 보유한 대만 반도체 산업이 최근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대만을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 ‘8중고’를 맞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세계 반도체 공급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 분석에 따르면 대만 현지 반도체 산업은 ▷물부족 ▷전력부족 ▷대만 내 코로나 감염급증 ▷백신 부족 ▷반도체 등 부품 부족 ▷인력 부족 ▷컨테이너 부족·운송비 급증 ▷해외 생산 거점에서 코로나 급증 등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우선 대만은 작년말부터 시작된 물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대만 중앙가뭄재해대책센터는 지난 19일 “앞으로도 가뭄이 계속되면 내달 1일부터 대만 북부의 신주(新竹)시 주변에서 취수 제한을 현행 15%에서 17%로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량의 물과 전력이 필수적이다. 대만 내 TSMC 공장에는 하루 20만t의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뭄 이후 TSMC 측이 용수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 역시 물 부족으로 수력발전이 제한되고 있고, 대만 정부가 2025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해 전력부족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 내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명에서 500명 가량 나오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 정도다.
감염병 확산 초기에 대응을 너무 잘 한 탓에 백신 도입이 늦어진 탓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현재까지 70만회분의 백신을 수입했는데, 2400만 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인력 부족도 고민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대만 기업들도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닛케이는 “TSMC는 올해 사상 최대인 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유력 반도체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자 채용 경쟁에 뛰어들면서 (인재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물류 부문에서도 컨테이너 부족과 운송가격 급등하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대만 입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닛케이는 “대만 기업들이 반도체 등 부품 부족으로 PC·스마트폰을 제조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생산 거점인 베트남 공장이 일시 폐쇄되고 인도 공장이 감산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삼성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총수 부재 상황과 각종 사법리스크로 과감한 투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과 경제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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