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비투자 수년째 뒷걸음질

해외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7%

전경련 “신성장 규제 개선해야”

최근 10년간 자동차·철강·조선 등 전통 제조업에 대한 규제로 국내 설비투자가 뒷걸음질친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더 활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관련기사 13면

우리나라의 국내 설비투자액은 2017년 190조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68조원, 2019년 166조원, 2020년 164조원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2011~2020년 국내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도 2.5%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 4.3%, 일본 3.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경련은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중국, 일본보다 부진한 원인으로 반도체 외 산업의 저조한 투자를 지목했다.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투자가 감소한 탓에 2017년부터 국내 설비투자는 역성장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무역분쟁과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일부 기업의 투자여력 축소까지 겹치면서 설비투자가 줄고 있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그 결과 제조업 설비투자 중 반도체 비중은 2011년 23.4%에서 2020년 45.3%로 21.9%포인트나 늘었다. 일본의 제조업 설비투자 중 가장 비중이 큰 수송용 기계가 21%인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에 지나치게 집중됐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헬스케어·전자상거래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해서 증가했고, 일본도 기업 감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민간 혁신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7.1%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6.6%, 일본 5.2%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경련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등 한국 기업의 대형 인수합병(M&A) 등의 결과로 풀이했다. 중국은 2017년부터 무분별한 해외 M&A와 자본유출을 제한해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감소한 바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들이 국내에선 인허가 및 환경 규제, 노동비용 증가 등으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의 신성장 분야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등을 조속히 개선해 기업의 국내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