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힘을 갖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위 인사의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불확실한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불을 댕긴 건 미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의 ‘저승사자’로 통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다. 연준의 랜달 퀄스 부의장이 물러나야 금융 시스템이 안전하게 된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퀄스 부의장을 향해 “우리 금융 시스템은 당신이 떠나면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 금융 시스템을 더 안전하게 지킬 누군가로 당신의 역할을 채워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퀄스 부의장은 주요 은행에 대한 감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워런 상원의원이 퀄스 부의장의 교체를 공공연하게 말한 건 아케고스캐피탈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크레딧스위스에 대한 감독을 연준이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서다. 워런 상원의원은 퀄스 부의장이 임기가 5개월 안에 끝난다고 지적했다.
연준에 따르면 퀄스 부의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13일 만료한다. 그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32년까지이지만, 연준 관리는 재지명되지 않으면 전통에 따라 물러나는 관례가 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원하면 연준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으며, 일부 민주당 의원이 퀄스 부의장 교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 만료가 도래하는 연준 고위 인사는 퀄스 부의장 뿐만이 아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임기가 내년 1월 31일 종료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내년 2월 5일이 4년 임기를 꽉 채우는 날이다.
파월 의장과 퀄스 부의장의 리더십 아래 연준이 은행 관련 규칙을 완화한 건 민주당 쪽에서 비판을 많이 가하지 않은 지점이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한 연준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클라리다 부의장만 해도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는 연준의 접근방식을 제도적으로 다시 고려해 민주당 측의 환영을 받았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재지명에 대한 논의를 했는지 질문을 받곤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준 부의장직을 매우 즐기고 있다”며 “그런 일을 하게 된 건 엄청난 특권이었고, 이 자리에서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한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연임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파월 의장과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관건은 백악관이 연준 고위직을 선택할 때가 매달 1200억달러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할지 여부를 심의하는 연준의 시간표와 엇비슷하게 일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블룸버그는 봤다. 연준의 통화정책 선택 여하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직을 수행하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이 금융시장을 약화시키거나 경기회복을 지연시키지 않고 정책을 세밀하게 조율하려고 할 때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연임 관련 질문에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의 4분의 3은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연임시킬 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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