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검찰 혁신 절실”

범죄예방정책국장 등 명예퇴직

내주 예정 檢고위급 대폭인사 예고

이용구 차관을 비롯한 법무부 고위간부 3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대대적인 법무·검찰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인사위원회가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의 ‘탄력적 인사 방안’을 논의한 상황이어서, 6월초 단행될 검찰 인사 역시 대규모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 차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고, 강호성 범죄예방정책국장과 이영희 교정본부장도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사의를 밝혔다. 이들은 사의 표명 이유로 ‘쇄신’을 들었다.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이 차관은 법무부를 통해 “법무, 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 국장과 이 본부장도 조직 쇄신과 인사적체 해소를 명예퇴직 신청 이유로 들었다. 박범계 장관이 전날 검찰 인사적체 문제를 거론한지 하루 만에 법무부 간부들이 일괄 사의를 밝힌 것이다.

법무부 고위간부 세 사람이 한 번에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박범계발(發) 인사 태풍’이 다음 주께 예정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도 거세게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31일까지 재송부 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상황이어서 다음날인 6월 1일께 김 후보자 임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후보자가 총장 임기를 시작하면 주중에 곧바로 검사장급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날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신임 검찰총장의 임명 전 검찰인사위를 열어 검사장급 검사들의 인사 기준을 논의했다. 인사위는 29~30기 검사들의 검사장 승진 적격 여부를 심의·의결하면서, 30기까지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일단 열어 놓은 상태다.

인사위는 회의 직후 “고호봉 기수의 인사적체 등과 관련하여 대검 검사급 검사 인사시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 내에서 탄력적 인사를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령인 이 규정에 따르면 대검찰청 검사급 검사는 흔히 검사장으로 불리는 검사들로, 고검장과 대검 차장, 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연수원장 등이다.

이들에 대한 탄력적 인사 방안 논의는 고검장과 지검장 구별 없이 인사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직 고검장이 지검장으로 갈 수도 있는 셈이다. 기수에 따른 인사와 고검장·지검장 구별이 엄격한 검찰 내 문화를 고려하면, 실제 인사 단행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러한 인사 방안 논의를 두고 검찰 내에선 현재 고검장급인 사법연수원 23기 검사들에 대한 거취 압박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사적체’란 명분으로 새 판을 짜면서 현직 고검장들의 사퇴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고검장들은 윤석열 전 총장의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 당시 반대 성명을 내고, 대검 부장 회의에 참여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 불기소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선 검찰청에선 법무부의 조직 개편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대검에 전달한 상태다. 현재 법무부가 추진 중인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직접 수사부서가 없는 검찰청은 검찰총장의 승인 아래 형사부 중 한 부서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직개편과 향후 인사에 따라 김 후보자의 총장 임기 시작부터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다시 촉발될 여지도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6일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을 위해, 정치적 중립을 위해, 국민을 위해 반드시 의견을 내서 합리적인 인사가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