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항공·에어프랑스 등 모스크바행 여객기 잇따라 운항 취소
벨라루스 소속 여객기 EU 역내 비행 금지 등 EU 제재에 대한 보복 가능성
러시아 착륙 거부 지속 시 국영 아에로플로트 제재로 이어질 수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 당국의 유럽발 모스크바행 여객기 착륙 거부로 항공편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으로 국제 사회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 유럽연합(EU)이 내린 제재 조치에 대한 보복성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비엔나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향할 예정이었던 오스트리아 항공 소속 여객기가 러시아 항공당국의 착륙 거부로 운항이 취소됐다. 프랑스 국적의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역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파리발 모스크바행 여객기 운항을 취소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착륙 허가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러시아의 잇따른 유럽발 여객기 착륙 불허는 EU가 최근 러시아와 우호 관계에 있는 벨라루스 정부에 대해 내린 경제 제재안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3일 벨라루스 당국은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아일랜드 소속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까지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공분을 샀다. 이튿날 EU 회원국 정상들은 임시 정상회의를 통해 모든 EU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 비행을 피할 것을 촉구하고, 동시에 벨라루스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EU 역내 비행을 금지하는 경제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착륙을 거부 당한 오스트리아 항공과 에어프랑스는 모두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권고에 따라 벨라루스 영공 이용을 중단키로 하고, 이를 우회하는 새 노선을 마련한 항공사다.
유럽발 착륙 거부 사태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가 계속해서 유럽발 항공기에 대한 착륙을 허가하지 않고 노골적인 보복 의사를 내비칠 경우 벨라루스와 별개로 EU와 러시아가 또 다른 제재를 주고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보복이 (양측의) 지속적인 대치 상태를 예고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이는 결국 EU가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를 제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의 강제 착륙 행위를 규탄하고, 추가 제재 등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적절한 추가 제재를 포함해서 벨라루스 당국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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