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화국 벗어나 연방제로 탈바꿈해야

87 헌법 35년, 국민 설득해 개헌 논의를

기본소득 비현실적...기본자산제가 대안

국민, 칼잡이 尹에 미래 맡기지 않을 것

본격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을 이장에서 군수를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도지사까지 지낸 ‘자수성가형’ 정치인의 대표다. 이후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했던 그가 20대 대선에 다시 도전했다.

대선 슬로건으로 ‘국민기본자산제’를 강조한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불평등 해결,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는 김두관”이라며 “급진적 균형발전, 과감한 자치분권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공화국”이란 오명을 받을 정도로 수도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 궁극적으로 “연방공화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김 의원을 만나 대선 구상과 앞으로의 계획을 직접 들었다.

차기 대권 주자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상섭 기자
차기 대권 주자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상섭 기자

-대선 출마를 앞두고 “경남도민의 마음을 얻기 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어떤 의미였나.

▶경기 김포에서 국회의원을 하기도 했었지만, 정치 인생을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정치 인생을 바친 곳이 경남이다.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도지사를 했었던 곳이다 보니 경남도민들의 의견을 많이 경청하고 또 소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두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런 중요성을 생각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실제 도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 수도권-지방 불균형 해소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결국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문제가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수도권 역내에서도 불균형이 심하지만, 자치분권은 더 절실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진적 균형발전과 과감한 자치분권이 필요하다. 언뜻 과한 표현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그럼 김두관이 갖고 있는 양극화 해소 구상은 어떤 것인가

▶완결은 서울공화국이 아닌 연방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일극 체제다. 다극화를 하려면 종국에는 연방제 국가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 지방에서 공부하고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선진국들을 보면 모두 연방 국가이거나 강력한 분권 국가다. 독일이 16개주로 이뤄진 연방이고, 미국도 연방제 국가다. 900만이 채 안 되는 인구의 스위스 역시 26개 칸톤이 각자의 주도권을 갖고 자치하고 있다. 우리도 이미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일부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받아 자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형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지역에서 고급 인재가 나오고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강력한 분권 국가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다.

▶권력이 나뉘어야 통합이 가능하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각책임제가 좋다고 하지만, 우리 국민은 지난 87년에 대통령 직선제를 어렵게 얻어냈다. 이를 다시 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책임 총리를 둬 대통령은 외교와 안보를 맡고, 내치는 총리가 맡는 형식이 바람직하다. 당장 이스라엘 의회는 160석 중에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정당 소속 의원이 40명 안팎이다. 나머지는 연정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독일도 대연정을 통해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국에는 통합의 정치를 위해 권력을 쪼개는 형식으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구상대로라면 결국 개헌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87 헌법 체제가 35년이 됐다. 이제 코로나19 이후의 시대가 많이 달라질 텐데 그에 맞는 헌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100년 국가 운영의 기본이 될 헌법이다. 지금 대선에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이 직접 개헌 논의에 불을 지필 수 있고, 그게 어렵다면 오는 2024년 총선 전에 시도할 수 있다. 이미 개헌안은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제는 국민을 충분히 설득해 국민투표에 나설 수 있다.

-개헌을 위해서는 지지율 확보가 우선인데, 당장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당을 향한 비판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과 정부가 국민의 회초리를 세게 맞은 것은 사실이고, 그에 따라 지금 새 지도부가 구성됐다. 당장 일자리가 없는 2030의 목소리를 잘 수용하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4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한 성찰로 대안을 제시해야 멀어진 민심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분노가 가장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다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 폐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임대사업자가 갖고 있는 160만채의 집이 시장에 나와 적절한 가격으로 공급돼야만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도 실효성을 갖는다. 당장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까지 깎아주고 있다. 정책 의도와 다르게 임대사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며 조세는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부동산 등 불균형에 대한 해법으로 대선 구상인 ‘국민기본자산제’를 강조하신 바 있다.

▶국가가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는 ‘사회적 상속’인 국민기본자산제를 해법으로 소개한 바 있다. 국민기본자산제는 아이가 태어날 때 3000만원을 국가가 지급하고 이를 선택에 따라 국가가 투자해 20년 뒤 성인이 됐을 때 6000만원으로 돌려주는 구상이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자살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기본자산제가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청년에게 목돈을 주고 첫 출발 기회를 동등하게 준다면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비교되는 면이 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본다. 5200만 모든 국민에게 월 50만원을 준다고 하면 1년 예산만 314조원이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금액인 데다가 기존의 복지 혜택을 모두 손봐야 한다. 이 지사는 데이터세, 토지보유세 등 새로운 세목을 늘려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세목 신설은 쉽지 않고 재원에 맞춰 지급액을 줄인다면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기본자산제는 1년에 태어나는 신생아 30만 명에게 3000만원씩 지급할 경우, 9조원 정도가 소요된다. 1년 예산의 1.3% 수준으로,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국민이 칼잡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은 평생 범죄인을 다뤄온 사람이다. 국방과 외교, 복지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책임지는 정부를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무엇보다 선택적 정의만을 실천했던 사람이다. 또 스스로 검찰 개혁에 제동을 걸었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하기도 했다. 20대 대통령으로서는 걸맞지 않다는 데 국민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 본다. 강문규·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