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데이 기념식에서 경고

“푸틴의 인권 유린 좌시 않을 것”

6월 미·러 정상회담서 제기 공언

2월 시진핑과 통화 내용도 소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미국의 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미국의 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공언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미국의 현충일) 기념식 연설에서 “나는 2주 뒤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며 “우린 그가 인권을 유린하는 걸 좌시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인권 유린 사례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관련 독살 의혹과 구금 등을 염두에 둔 걸로 풀이된다.

미·러 정상회담은 6월 15~16일 진행한다. 양국 관계가 악재 투성이인 시점에서 열린다. 미 연방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지난해 대선 개입의 배후로 미국은 러시아를 지목했고, 이로 인해 미국 내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하는 등 외교·경제 제재도 부과했다. 이에 더해 벨라루스가 아일랜드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켜 기자를 체포하려 한 것과 관련, 러시아는 벨라루스 편을 들고 있어 가뜩이나 불편한 미·러 관계를 더 긴장 속에 밀어넣고 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8일 벨라루스 국영기업 9개에 대한 제재를 재부과하고, 이 나라 관료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돼 큰 혼란이 빚어진 미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파이프라인 사태와 관련, “해커나 그들이 사용한 소프트웨어가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껄끄럽게 할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이 사태에 대해 크렘린궁을 비난하진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 통화 내용의 얼개를 소개하며 인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시 주석과 두 시간여의 대화를 했다”며 “전 세계 인권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게 우리(미국)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신장 지역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우가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말기에 정한 신장에서 나온 면화 수입 금지 정책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선원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중국 특정 업체 선단 전체에 대한 해산물과 가공품 수입 금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