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전문화재단 기탁…소리박물관 건립

민족사관고에 100억원 장학금 기탁도

고(故) 정상영(사진) KCC 명예회장의 유산 1500억원이 사회에 환원된다. 또 정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KCC 회장도 선친의 뜻에 따라 사재 500억원을 더해 환원 규모는 총 2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1일 KCC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 등 유족은 사회공헌와 인재육성에 매진했던 고인의 유지를 이어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 명예회장은 KCC 지분 5.05%와 KCC글라스 지분 5.41%를 남겼다. 이 중 시가 1400억원 규모의 KCC 지분 3%는 정몽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전문화재단에 기탁, 소리박물관(음향기기 전문 박물관)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서전문화재단은 현재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으로 소리박물관을 건립 중이다. 소리박물관에는 정 회장과 그의 스승인 고 최봉식 선생이 수집한 웨스턴 일렉트릭의 1926년산 극장용 스피커, 오르골, 축음기 등 희귀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오디오수집가로 알려진 정 회장도 소장품과 토지 등을 서전문화재단에 기부했다. 이는 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에 기탁하는 3%를 제외한 나머지 KCC 지분 2%는 정 회장과 3남 정몽열 KCC건설 회장이 1%씩 물려받기로 했다. KCC글라스 지분은 2남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물려받게 된다.

서천문화재단이 서울 내곡동에 건립 예정인 소리박물관 조감도. [KCC 제공]
서천문화재단이 서울 내곡동에 건립 예정인 소리박물관 조감도. [KCC 제공]

이와 함께 고인이 보유했던 100억원 규모의 현대중공업 주식은 국내 1세대 자립형사립고인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민족사관고는 오는 2025년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폐교 위기에 몰려 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 유족들이 오는 2024년까지 매년 25억원씩 4년간 100억원을 지원하고, 자사고 유지 시 추가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지며 숨통이 트이게 됐다.

기부금은 저소득층과 우수학생에 대한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또 분야별 영재 발굴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첨단과학 교육을 위한 설비와 기자재를 마련하는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 우수 기술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장학생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길 기대했다. 이를 위해 특목고 설립을 통한 조기 영재교육도 검토한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은 인재 양성을 위해 모교인 용산고와 동국대에도 사재 100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지난 1월30일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정 명예회장의 별세로 현대가 1세대인 ‘영(永)’자 항렬은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