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돌아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S클래스는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안한 승차감부터 정숙성, 여기에 파워트레인의 혁신과 안전을 고려한 최첨단 기능까지 ‘무결점’에 가까운 모델이었다.
외관부터 압도적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우선 AMG 라인이 적용된 전면부는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간결한 LED 헤드라이트 등 군더더기가 없다. 날렵해진 후미등을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이 거대한 차체를 강조했다.
디지털 라이트는 헤드램프당 130만 이상의 픽셀로 이뤄진 프로젝션 모듈과 84개의 고성능 멀티빔 LED 모듈이 야간 주행을 돕는다. 일반 차량이 어두운 앞을 비춘다는 느낌이라면 S클래스는 빛을 흩뿌린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빛나는 안개가 모든 부위를 밝히는 형태다. 마주 오는 차량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의 가시거리를 확보하는 능력이 인상적이다.
운전자가 접근하거나 잠금 해제 시 돌출되는 플러시 도어 핸들도 눈에 띈다. 바퀴가 굴러가거나 문을 잠그면 도어 패널 속으로 숨어 공기 역학적으로, 또 디자인적으로 높은 일체감을 완성한다.
말끔한 수트 차림의 보수적인 외관과 달리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12.8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애플의 대형 ‘아이패드’를 얹어놓은 것 같다. 12.3인치의 3D 계기판은 운전자의 시선을 따라 움직인다. HUD(헤드업디스플레이)는 적당한 크기와 시야각으로 운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테마는 운전대에 부착된 좌측 조작부로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시트 및 요추 받침대 조절 역시 디지털을 접목해 중앙 디스플레이로 조절할 수 있다. 물리 버튼이 없어도 공조상태를 확인하고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은 없었다.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대체한 덕분이다. 선루프와 실내 온도, 창문까지 손을 움직이지 않아도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설정할 수 있다.
증강현실을 접목한 MBUX 내비게이션도 달라진 인터페이스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비춰진 전방 화면에 실시간으로 갈 방향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단점이라면 경로를 미리 인지해야 하는 탓에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중앙 디스플레이를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아직 미완성이라는 의미다.
시승한 S400 d 4MATIC 모델에는 3.0ℓ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330마력, 최대 토크는 71.4㎏.m다. 밀어주는 힘과 고속 연비까지 갖춘 구성이다. 여기에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거대한 차체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조율한다.
승차감은 S클래스의 최대 장점이다. 마치 구름 위에 올라탄 기분이다.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불규칙한 노면에 대응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저속 주행 때는 운전자가 차체 높이를 올릴 수도 있다. 코너링이 급격하게 꺾인 구간은 물론 과속방지턱과 콘크리트 바닥에서도 진동이 억제된, 그리고 전에 없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NVH 대책도 돋보였다. 디젤의 편견을 없앤 정숙성은 가솔린 모델의 수준을 넘어섰다. 진동과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가 가솔린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기다. 몸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없는 데다 엔진 소음까지 실내로 유입되지 않으니 이보다 더 조용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정숙성은 주행 내내 이어졌다.
최첨단 기술의 혁신은 주행 보조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기본 탑재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는 주변 차량과 방해물을 정확하게 인지해 조향을 보조했다. 전방에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건널목 보행자까지 인식해 중앙 디스플레이 경고와 함께 운전자에게 빠른 피드백을 제공했다.
여러 면에서 이번 S클래스가 ‘사장님용 차’라는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가 첫 번째다. 250개의 개별 작동식 LED가 64가지 단일 또는 다중적으로 빛을 낸다. 특히 좌우측 또는 중앙별로 색을 달리하며 시각적인 경고를 표시하는 기능은 놀라웠다.
역동적인 주행 능력도 강점이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를 가진 클래식 세단임에도 스포츠 주행 능력이 꽤 짜릿하기 때문이다. 벤츠의 특성상 부드러운 브레이크와 단단한 가속페달이 만들어내는 조작감도 재밌다. 폭발적인 속도감보다 예리한 코너링과 정확한 브레이킹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차체의 무게를 고려한 하체 설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움직임이다.
완전하게 밀폐된 실내를 채우는 사운드 시스템도 흠잡을 데가 없다. 이전 S클래스와 비교하면 몸을 때리던 저음의 세기가 줄었지만, 전체 음역의 균형을 정확하게 찾은 느낌이다. 어떤 장르를 택하더라도 원음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 2열과 후면에 배치된 다중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고급스러운 입체감은 덤이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경유하며 다양한 모드로 주행한 이후 표시된 복합연비는 11.9㎞/ℓ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제원상 수치(11.4㎞/ℓ)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400 d 4MATIC의 차량 가격은 1억60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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