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위 “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존속시켜야” 의견 제출
2년 전 “대의민주주의 훼손” 논란 속 겨우 의결한 사안
작년 국감서도 “시민단체 지원용으로 전락 우려” 지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번째 조직개편안 내용 중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존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박원순 전임시장의 ‘직접민주주의’ 실험 기구로서, 2년 전 설치 당시에는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다”며 시의회의 반대가 심했다. 시의회는 그토록 설치를 반대했던 같은 사안을 두고 오 시장이 폐지하려들자, 이번엔 존속시켜야한다는 입장으로 표변했다.
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소관 상임위인 기획경제위원회는 오는 7일 위원회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본격 논의하기에 앞서 개편안 내용과 관련있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이하 도계위), 행정자치위원회, 운영위원회로부터 의견을 받았다.
개편안의 핵심 내용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주택정책실 1급 격상과 도시재생실 폐지에 대해선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전원 찬성했다. 도시재생은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다. 도시재생이 진행 중인 지역 주민들 조차 도시재생 해제를 요구하는 등 성난 부동산 민심을 의식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자위는 달랐다. 행자위는 다수 의견으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을 통합·재편해 자율신설기구인 ‘시민협력국’을 신설하려는 시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반대했다. 행자위는 “시민참여와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취지를 감안해 현행과 같이 합의제행정기관으로 존속시키고, 자율신설기구가 아닌 정규 보조기관으로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토록 할 필요가 있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자율신설기구는 2년 마다 정기 평가를 통해 시가 존폐를 결정할 수 있다. 설치 후 첫 자율신설기구 평가에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60점대로 최하위 성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행자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폐지가 서울시 민주주의 정책의 후퇴, 협치와 시민사회 역할의 축소·배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봤다.
일부 의원들은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설치에 관한 조례 폐지 논의 없이 조직개편안에서 지우는 것에 대한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대한민국이 민주주의가 아니라서 민주주의위원회를 설치, 또는 존속시키려 하는 것이냐”며 “같은 사안을 두고 2년 전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의원들을 믿고 어떻게 서울시를 맡길수 있겠냐”고 했다.
불과 2년 전 시의회에선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연출됐었다. 박 시장이 서울민주주의위원회 기구 신설을 추진하자, 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까지 열어 논의했다. 설치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부결되자, 박 시장의 요청대로 원포인트 임시회까지 열어 표결에 붙여 가까스로 통과시켜 줬다.
진통 끝에 2019년 7월 25일 탄생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들이 2022년에 예산 1조 원까지 심의하는 등 역할이 커져 지방의회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침해하고, 대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우려를 낳는 등 논란이 많았다. 지난해 서울시 국감에선 “서울민주주의원회 위원 14명 중 8명이 시민단체 출신으로, 시민단체용 일자리로 남용되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시의회 기획경제위 관계자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 기본 조례를 두고 조직개편안을 먼저 심의하는 것에 대한 위법성 지적에 대해 “조직개편 관련 조례 부칙에 서울민주주의위원회 기본 조례의 폐지 또는 개정을 할 수 있다”며 절차 상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운영위원회는 현 ‘노동민생정책관’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직제 명칭을 변경한 개편안에 대해서도 노동민생정책관을 그대로 살릴 것을 다수 의견으로 제시했다. 서울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국 단위 노동민생정책관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 주요 시정에서 노동의 가치를 중시 여겨왔고, 오 시장의 소송공인·플랫폼 등 사각지대를 배려하는 정책 역시 노동존중으로 이어지는 만큼 ‘노동’의 상징성을 감안해 키워드는 살려야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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