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기훈 교수팀, 현장진단형 초고속 PCR기술 개발

정기훈(오른쪽) 교수와 강병훈 박사과정생이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KAIST 제공]
정기훈(오른쪽) 교수와 강병훈 박사과정생이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진단에 사용되는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시간을 5분 내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시간가량 소요되는데, 이 기술은 LED 광원을 이용해 5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를 통해 빠른 열 순환 및 실시간 정량 분석이 가능한 초고속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란,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금속 나노구조이며, 빛이 표면에 조사될 때 금속 표면과 유전체의 경계에서 빛과 전자가 상호작용을 한다. 주로 바이오물질의 검출이나 분자 진단에 많이 응용된다.

초고속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모식도. [KAIST 제공]
초고속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모식도. [KAIST 제공]

최근 코로나19를 포함한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은 가장 표준화된 코로나19 진단법으로,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물질인 RNA를 상보적 DNA로 역전사한 후 타깃 DNA를 증폭해 형광 프로브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기존 RT-PCR는 높은 민감도와 정확도를 갖추지만 검출시간이 길고 고가의 대형 장비를 갖춘 장소로 검체를 운송한 후 진단하는 등 실시간 현장 대응의 한계가 존재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는 백색 발광다이오드(LED)의 높은 광 흡수율을 갖는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에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해 소량의 검체를 신속하게 증폭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공공장소 등 환자 발생장소에서 병원성 바이러스의 확산 및 해외 유입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은 유리 나노기둥 위 금 나노섬 구조로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높은 광 흡수율을 가지므로 백색 LED의 빛을 열에너지로 치환해 빠르게 열을 발생시키고 내보낼 수 있다. 또한 광열 발생장치의 수직적인 온도 구배로 인한 증폭 효율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했다.

이는 샘플 한 방울을 칩에 넣으면 진공이 액체를 마이크로 챔버로 잡아당겨 자동으로 3분 이내에 주입되고, PCR 과정 동안에 발생하는 미세 기포는 공기투과성 벽을 통해 제거돼 PCR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연구팀은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해 해당 기술을 검증했고, 5분 이내에 수행해 타깃 바이러스를 91%의 증폭 효율과 함께 정량적으로 검출했다. 이는 기존 약 1시간이 걸리던 실시간 PCR 시스템보다 빠르고 높은 증폭 효율을 보이므로 신속한 현장 진단에 적용되기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의 이미지(왼쪽). MEMS 공정을 통해 제작된 유리 나노기둥 위 금 나노섬 구조의 SEM 이미지(오른쪽). [KAIST 제공]
나노플라즈모닉 PCR용 칩의 이미지(왼쪽). MEMS 공정을 통해 제작된 유리 나노기둥 위 금 나노섬 구조의 SEM 이미지(오른쪽). [KAIST 제공]

정 교수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초고속 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ˮ며 "이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기술은 현장에서 분자 진단을 위한 차세대 유전자 증폭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ˮ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시에스 나노(ACS Nano)’ 5월 19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