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혼과 개인사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지만 ‘천재’‘갑부’‘자선’은 빌 게이츠를 설명하는 수식어로 통한다. 특히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이어온 통 큰 기부로 그는 기업가로서의 성공에 더해 세상의 존경까지 받아왔다.
그런데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리오넬 아스트뤽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기부 천사의 얼굴 뒤에 끝없는 탐욕의 얼굴을 감추고 있다.
리오넬은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소소의책)에서 선행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빌 게이츠 재단의 조세 회피 등 불법 정황과 비합법, 불투명한 자금구조와 의사결정 등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다. 특히 보건과 환경, 농업 등에서 자선사업이란 명분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우선 미 상원보고서를 인용, 마이크로소프트의 복잡한 세무전략을 지적한다. MS는 연구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진행, 세액공제를 받지만 지적 소유권 발생 수익을 대부분 조세 천국 쪽에서 거둬들인다. 이런 식으로 미국 내 판매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 45억 달러를 절약했다는 것이다. 이는 게이츠 재단이 전 세계에서 쓰는 연간 지출액보다 많다. 결국 빌게이츠의 기부금은 국민이 낸 돈이란 얘기다. 영국의 조사도 있다. 윈도우 8출시 당시, 이 운영체제의 온라인 결제를 룩셈부르크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연간 2조6700억원 이상의 수입에 대해 영국 내 소득세를 피해갔다는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돈이 재단으로 들어간다. 재단의 돈줄은 또 있다. 재단 출자 투자금에서 나오는 돈이다. 즉 재단의 투자 펀드인 재단 트러스트를 통해 선투자가 이뤄지고 투자사업에서 얻은 배당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는 게이츠 재단의 기금을 불려준 기업들이 하나같이 빈곤의 확대에 일조하고 사회정의를 해치며 세계 경제구조를 불평등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사 가운데는 캐터필러, 영국 최대 군수품 수출업체 , 맥도날드,코카콜라, 화석연료 개발 회사 및 거물급 기업, 화학비료업체, 종자회사 등이 포함돼 있다.
복잡한 자금 구조 덕분에 빌 게이츠는 자신의 재단을 이용해 게이츠 재단과 연계된 투자 대상 기업들의 주력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게 가능하다. 저자는 재단이 기부금을 이용해 재단의 투자 펀드 소속 기업을 후원할 수 있다며, “이 자선 사업가는 재단을 통해 돈을 푸는 듯하면서도 자신의 투자 펀드 배당금을 통해 더 많은 돈을 거머쥔다”고 지적한다.
이는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자선사업에도 해당된다는 것. 게이츠 재단은 코로나 퇴치를 위해 목돈을 내놓았지만 각국의 수장들을 종용, 수천억 달러를 백신사들에 건네게 하고 그 백신을 앞다퉈 사들이게함으로써 백신사와 게이츠는 잭팟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게이츠가 생물체에 대한 특허 점유와 하이브리드 종 개발사와 연구소들을 후원함으로써 생물종다양성을 해치고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재단이 막대한 기금을 출연한다는 이유로 영향력을 과시, 정책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게이츠 재단이 일부 국가에서 소아마비 퇴치 운동을 벌이면서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홍역 접종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은 비밀에 싸인 게이츠 재단의 구조와 활동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두 얼굴의 자선사업의 실체를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리오넬 아스트뤽 지음, 배영란 옮김/소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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