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08 SUV

푸조 3008 SUV는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큐가 적용된 부분 변경 모델이다. 푸조의 사자 엠블럼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전면 디자인에 그대로 담아냈다. 푸조가 갈고 닦은 오랜 디젤 기술도 믿음직스럽다.

국내 시장에서 푸조 3008 SUV는 지난 2017년 4월 출시된 이래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08 SUV와 함께 푸조의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 푸조 3008 SUV가 보다 멋스럽고 터프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포함한 전면 디자인이다.

풀 LED 헤드램프를 통해 구현되는 눈매는 이전 보다 뚜렷해졌다. 푸조 508에서 처음 보여준 이래 소형 라인업 208과 2008 SUV에도 적용됐던 사자 송곳니 주간주행등(DRL)이 5008 전면에도 아로새겨졌다. 어두운 밤이나 먼거리에서도 한눈에 푸조 차량임을 느낄 수 있는 시그니처 디자인이다.

DRL 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범퍼와의 경계가 사라진 프레임리스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얼핏 보면 전기차의 디자인 느낌도 든다. 가로 방향의 짧고 긴 크롬장식이 촘촘히 이어지면서 앞으로 달려나가는 역동적인 느낌을 전면부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사자로고는 그릴 중앙에 위치하지만 새로운 방패모양의 엠블럼이 아닌게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보닛과 그릴 사이의 공간에 새로운 폰트의 3008 레터링이 위치해 차의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DRL이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했다면 테일램프는 사자의 발톱자국이 떠오른다. 물론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도 세개의 면발광 테일램프가 발톱 형상으로 그어져 있었지만 이번에는 각각의 발톱을 보다 가는 발톱으로 더 세분화했다. 각 라인이 입체적으로 배치돼 보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시퀀셜 방식의 방향지시등도 반갑다.

기존 모델의 인기 때문일까. 전면부와 후면부에 비해 측면부의 디자인 변경은 크지 않다. 캐릭터 라인을 강조하기보단 볼륨감과 도어 하단의 크롬 장식을 통해 통해 멋을 냈다.

실내는 큰 외형적 변화없이 기능 위주로 개선됐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콕핏(i-Cockpit) 인테리어는 출시 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독특한 느낌을 준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겸하는 계기반도 여전히 푸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지만 최근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HUD를 통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등 신기술이 속속 도입되는 만큼 이에 대한 푸조의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다만 유럽에서 10.25인치로 커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이 여전히 8인치로 작은 점은 ‘옥에 티’다. 한국 소비자들이 이런 첨단 사양에 민감하다는 점을 푸조 본사에서 감안해준다면 보다 판매량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2열 거주성도 만족스럽다. 요즘 유행하는 쿠페 스타일의 낮은 루프라인이 아니어서 헤드룸이 넉넉하다는 점이 오히려 반갑다. 레그룸도 동급 SUV 중에 괜찮은 편이다. 트렁크 역시 크기에 비해 밑명 형태가 네모반듯해 활용성이 높다.

서울 홍제동부터 자유로를 거쳐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의 한 카페까지 왕복한 약 60여㎞의 주행 동안 푸조 3008은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디젤의 명가 답게 푸조 3008의 파워트레인은 깔끔한 주행질감을 선사했다. 고속 주행 뿐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도 디젤 엔진 특유의 덜덜거리는 느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1.5ℓ의 작은 배기량과 최고 131마력이라는 다소 아쉬운 출력으로 가속이 약간 더딘 감은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크게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대폭 개선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은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개선점이다.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차선 중앙유지기능은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브레이크 감각은 단점이다. 브레이크 답력이 초반에 몰려있어 서행할 때나 주차할때는 차가 급격하게 제동돼 깜짝 놀라기도 했다.

푸조 3008은 절대 다수의 취향을 겨냥한 대중모델이 되기보다 자기 정체성이 뚜렷한 요즘 소비자를 위한 모델이다. 전기 파워트레인을 도입한 208이나 2008 SUV처럼 파워트레인 선택지만 보다 넓어진다면 푸조의 국내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