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건설 컨소 선정
추가역 인근 환영, 안산·의왕시 실망
‘노선 지하통과 반대’ 은마 주민 반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이 추가역 설치를 제안한 인덕원역과 왕십리역 인근 주민은 크게 반기는 반면, 추가역 추진이 불발된 의왕역과 상록수역 주변에서는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주민들은 이 노선의 지하 통과를 반대하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평가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이 제안한 노선에는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이 추가됐다. GTX-C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74.8㎞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정부는 당초 창동·광운대·청량리·삼성·양재 등 10개 정차역을 설치하기로 했으나, 사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일부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인덕원역 설치가 유력해진 안양시는 들썩이는 분위기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인덕원역 정차가 사실상 결정됐는데 그동안 응원해 준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인덕원역은 수도권 남부 최대 교통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덕원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역 신설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어서 호가가 또 한 번 뛸 것 같다”면서 “집값이 얼마나 더 오르겠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인덕원역과 인접한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는 지난 6일 신고가인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는 호가 20억원짜리 ‘배짱 매물’까지 등장했다는 게 인근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왕십리역 주변에서는 매물이 귀해지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 기존에도 교통 여건이 좋았는데 GTX-C 노선이 추가되면서 집주인들은 ‘가지고 있으면 더 오른다’는 생각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일대 중개사는 전했다. 왕십리역 도보권인 ‘서울숲삼부’는 전용 84㎡가 지난 4월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매물의 호가는 15억~1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추가역 제안에서 제외된 의왕역(의왕시), 상록수역(안산시) 인근에선 실망감이 감돌고 있다. 의왕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교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갑자기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추후 국토부와 협상 과정에서 신설역 추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이들 역이 포함될지는 알 수 없다. 의왕시·안산시는 올해 말 실시협약이 이뤄지기 전까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은 왕십리역 신설에 반발했다. 청량리역에서 불과 2.3㎞ 거리에 왕십리역까지 생기면 GTX가 완행열차가 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청략리역 주변의 롯데캐슬 스카이엘(SKY-L65)과 한양수자인, 효성해링턴,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등 주상복합 4개 단지 입주 예정자들은 왕십리역 신설을 반대한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서울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노선은 대심도(지하 40m 이상 깊이)의 지하터널을 통해 강남 은마아파트를 지나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들은 안전과 소음, 진동 등을 이유로 GTX-C 노선의 지하 통과를 반대했다. 은마아파트 주민 모임 중 하나인 은마반상회는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상대로 장기간의 집회·시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최신 공법을 적용하는 데다 안전을 철저히 검증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