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결국 터질게 터졌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을 걸고 실시한 주민투표에 사실상 패배하며 전국으로 확대된 ‘무상급식 폭탄’이 다시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 편성까지 맞물리면서 ‘무상복지’ 전반이 정치권 갈등의 불씨로 타오를 태세다.
이를 일부 여권 지자체장들과 야권 교육감들의 예산 다툼만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사안이 보수-진보의 이념대결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3년전 치열하게 대립했던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프레임 대결이 재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껏 정치권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통해 장밋빛 복지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교육감 선거 역시 미래세대 교육정책의 방향만큼 무상보육에 대한 정치적 공약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여야는 작금의 ‘복지 디폴트’사태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결국 이 대립의 근원은 정치권 전반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탓이라는 지적이 더 설득력 있다.
일부선 정부와 정치권의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상복지 시리즈’가 시작된 것을 문제점으로 보고 있다.
성공한 복지국가들처럼 복지 도입 초기단계에서부터 대타협을 이루고 큰 틀에서 조세 부담 방향과 사안별 예산투입 계획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과잉으로 국운이 기운 스페인, 그리스처럼 복지정책이 선거과정에서 정치권의 입을 통해 무차별로 쏟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이같은 무상보육 논란을 촉발한 원인을 선거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복지관련 정책을 국가적 큰 틀이 아닌 이념적 이슈로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정책 뿐 아니라 공무원 연금 등도 마찬가지로 한정된 국가 예산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아이템별로 떼어놓고 논의 해선 안된다”면서 “모든 정책 아이템은 종합적으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종합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시행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 안 교수는 “거기에 복지를 위해 증세를 할 건지, 얼마나 할 건지, 중앙이 할지 지방이 할 지 등의 재원 문제를 명확히 하고 그데 따라 마련된 돈을 사안별로 투입될 비율을 합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라고 대안을 내놨다.
이 같은 무상복지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정치권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지자체장도 교육감도 자신의 공약을 걸고 선거에 당선된 만큼 어느 쪽에 예산을 투입할 지는 당사자들이 결정할 몫이다”라며 정치적 공방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덧붙여 “그 평가는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로 이뤄될 것”이라며 무상복지 논란에 대한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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