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제 시행·“물건아니다” 외쳐도

주민민원에 동물놀이공간사업 ‘뚝’

도봉 등 자치구 4곳·시 직영 3곳뿐

市, 부대시설 설치비용 지원 노력

“인식 개선에 자치구 적극 나서야”

영등포구 반려견 놀이터. [서울시 제공]
영등포구 반려견 놀이터. [서울시 제공]

법무부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서울시와 지자체 역시 반려견등록제 동참을 장려하는 ‘반려견 시대’가 왔다. 그러나 반려견의 지위가 달라지고 관련 제도가 정비되는 사이, 반려견 복지를 위해 시작했던 서울시 반려견놀이터 지원 사업은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주인과 뛰어놀 수 있도록 동물복지 차원에서 마련한 공간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반려견 놀이터는 도봉구·구로구·영등포구·동대문구 등 자치구 4곳, 시어린이대공원·월드컵공원·보라매공원 등 시 직영 3곳에서 총 7개를 운영 중이다. 당초 박원순 전 시장의 2018년 선거공약에 따라 2022년까지 서울 25개 자치구에 반려견 놀이터를 확충하기로 했지만, 6.13 서울시장 선거 이후 새롭게 설립된 반려견 놀이터는 단 4개다.

반려견 문화가 정착된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Dog run’, 독일은 베를린·함부르크의 강아지 자유구역, 스페인은 바로셀로나 반려견 놀이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전국 100개 대도시에 설치한 반려견 전용공원이 약 810개에 달한다. 바르셀로나의 반려견 놀이터도 2018년 기준으로 115개다.

반면 서울시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과 관련 민원 등으로 인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남구·강서구·노원구·중랑구 등 자치구는 부지 관련 문제나 주민 반대로 진행하던 사업이 중단됐다. 반려견 배변으로 인한 악취, 광견병 등 전염병 전파 우려, 안전 사고 발생 위험성 등이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을 형성하면서다. 동대문구 휘경동 반려견 놀이터의 경우, 2020년말 시범 운영 후 3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시설을 완비하고도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운영을 중단했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부대시설 설치 비용 등을 지원하고, 반려견놀이터 부지를 마련하거나 주민 동의를 형성하는 역할은 자치구 차원에서 나서고 있는데 자치구가 넘어야 할 벽이 높은 상황”이라며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지원 받기로 한 강남구에서도 최근 주민 반발로 조성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놀이터를 둘러싼 잡음 속에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반려견 놀이터를 15개로 늘리는 방향으로 조성 계획을 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관련 계획을 현실화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반려견 놀이터는 향후 4년내 8개가 늘어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강북구와 송파구가 올해와 내년도 걸쳐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치구가 겪고있는 현실적 난관 등을 감안해 기존 목표치와 시점은 현실화 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 해외 선진 사례에 비춰본 필요성 등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원해야 할 사업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