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1년 연기되어 열리는 2020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에는 출전 선수들이 가족을 유독 많이 동반했다. 29일 도쿄 북쪽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있는 가스미가세키골프클럽 동코스(파71 7447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가족이 캐디로 선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단독 선두인 셉 스트라카(오스트리아)가 노보기에 버디만 8개를 잡고 63타를 쳐서 단독 선두로 마친 옆에는 쌍둥이 동생 쌤이 있었다. 세계 골프랭킹 161위로 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만 1승이 있는 스트라카는 대학(조지아대)에서 함께 골프를 한 동생과 함께 해 마음 든든했다. 경기를 마친 뒤 “함께 올림픽을 경험하고 느끼고 싶어서 동생을 데리고 왔다”면서 “다른 선수들은 캐디와 국적이 다르지만 우리는 진정한 오스트리아팀”이라고 말했다.첫날 1언더파 70타로 공동 31위로 마친 아일랜드 대표 셰인 로리 역시 동생 앨런을 캐디로 대동했다. 앨런은 2019년 로열포트러시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모 마틴의 캐디를 했고 이전에도 몇번 형의 백을 멨던 적이 있다. 셰인 로리는 “이로써 우리 팀이 모두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대만의 판청충은 오랜만에 부인인 미셸을 캐디로 대동했다. 지난 2018년 윈덤챔피언십에서 캐디 경험이 없는 부인이 백을 메 2위로 마친 바 있다. 5년 전 리우에서 30위로 마쳤던 판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대회라서 아내를 캐디로 모셨다”면서 “그녀는 필요할 때 가장 정확한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판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대만의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의 가빈 그린은 부친인 게리를 캐디로 동반한다. 가빈이 프로 데뷔했을 때부터 종종 캐디를 했던 만큼 아버지의 도움은 그에게 든든한 힘이다. 35개국에서 온 60명의 선수 중에 전문 캐디가 아니라 가족이 온 경우가 제법 있다. 한 시즌에 40여개씩 치르는 대회들과는 달리 4년에 한번 열리고 국가를 대표하는 올림픽 무대라는 게 이들이 가족을 동반한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올해와 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관중으로 열리면 선수를 따라다닐 수도 없다. 따라서 가족끼리 숙식을 함께 하고 현장에서 캐디를 하면서 지근 거리에서 선수를 돕는 게 선수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큰 상금이 걸린 프로 골프대회와는 달리 올림픽은 상위 3명에게 메달이 주어지고 나머지는 참가에만 의의를 둔다. 메달을 목에 걸어도 나라 마다 보상금은 천차만별이다. 유럽과 호주 등은 메달리스트라고 해도 그걸 개인의 명예로 여길 뿐 금전적인 보상은 의외로 박하다. 스타급 선수들이 투어 스케줄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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