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2021 정기 실태조사’ 보니
응답자 58% “최근 1년 내 욕설 등 폭언 경험”
여성 노동자 11%는 “성폭력 피해 입었다”
감정노동 실태·직장 내 괴롭힘도 여전히 심각
코로나19 지속에 육체적·정신적 소진도 발생
“국민 건강과 직결…정부 책임있는 태도 필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코로나19와 환자, 보호자 등의 괴롭힘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3~4월 조합원 4만3058명(응답률 55.9%)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7.5%가 최근 1년 내 고성, 반말, 욕설, 협박 등 폭언 피해를 당했다.
이 중에서 간호사는 응답자의 67.6%가 “최근 1년 내에 폭언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고, 물리적 폭력이나 물건 던지기와 같은 폭행 피해도 25.2%가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폭력 피해도 적지 않았다. 여성 노동자의 11.4%가 언어적·시각적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5.3%는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는 폭언, 폭행, 성폭력 중 적어도 한 가지 종류 이상의 폭력 피해를 입은 비율이 63.9%로 남성(37.4%)보다 많았다.
폭력의 가해자는 환자·대상자, 보호자, 의사 순으로 많았다. 폭언의 경우 가해자가 ▷환자(27.3%) ▷보호자(19.6%) ▷의사(11.4%) ▷상급자(7.4%) ▷동료(3.2%) 순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보건의료 노동자의 감정노동 실태도 여전히 심각했다. 응답자의 64.1%는 “해당 법 시행 이후 환자나 보호자의 부당한 요구나 행위가 줄지 않았다”고 응답햇다. 59.3%는 “기관이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도 여전했다. ▷따돌림·감시 ▷업무와 무관한 접대 요구 ▷업무 능력과 관련된 모욕과 조롱 ▷불가능한 업무·과제 부여 ▷부당한 업무 지시 ▷회식·음주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 관련 6개 항목 중 하나라도 최근 1년 내 경험했다는 응답이 27.5%나 됐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인력 부족 상황과 각종 폭언·폭행,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의 육체적·정신적 소진도 심각한 상태로 파악됐다. 75.1%의 응답자가 “일을 하는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함”이라고 답했고, 69.6%는 육체적 소진, 65.8%가 정신적 소진 상태를 호소했다. 특히 간호사는 67.6%가 “자주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보건의료 노동자의 건강권은 국민 건강과 직결됨을 부정할 수 없다”며 “보건의료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육체적·정신적 소진 감소를 위해 정부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주 4일제 근무, 교대근무제 개선, 적정인력 기준 마련, 보건의료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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