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월 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 방침
소관 상임위 심의 거친 후 법사위 지나면 본회의
개정안, 5배 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주요 내용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 대표적 독소조항 꼽혀
언론이 ‘책임없음’ 입증토록…전문가들 “위헌 요소”
배상액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여부도 논란 거리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8월 내 국회 통과 방침을 세우고 입법을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법조계에선 ‘위헌적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외에 악의적 허위보도가 추정된다는 규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재심의한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안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따라 재산상 손해, 인격권 침해, 정신적 고통이 발생했을 때 최대 5배까지 배상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법안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을 꼽는다. 사진·삽화·영상 등 시각자료로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등 몇몇 경우에는 언론사에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을 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소송을 낸 쪽에서 해당 뉴스가 악의적 보도란 것을 입증하는 게 아니라, 언론사가 보도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입증 책임 전환 부분은 분명히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위축효과’를 통해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국가는 국민의 비판을 수용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언론의 감시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너희가 입증해봐’ 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전날 성명에서 “전형적인 독소조항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묻는 건 일반적 법원칙과도 배치되는 부분이다. 소송을 낸 쪽이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게 민사법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 언론 관련 판결로 꼽히는 ‘뉴욕타임스 대 설리반 사건’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비판받은 공직자가 언론 보도에 대해 ‘현실적 악의’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명예훼손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배상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도 논란 거리다. 언론사 배상의 본질이 ‘위자료’인데, 무엇을 산정 기준으로 삼을 것이냐는 지적이다. 통상적 손해배상 소송에서 실제 피해 정도가 계량화되는 사례의 경우 산정 기준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신체 일부를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향후 그가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소득을 계산해 법원이 배상액을 정한다. 하지만 언론사의 보도로 인한 손해는 재산상 피해액을 특정하기 어려운 위자료여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개정안은 구체적 손해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언론사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보다 언론사 규모가 더 큰 변수라는 점에서 배상액 산정 기준으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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