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한노총 본부서 “노동 존중”
‘공정 성장’ 등 기업 옥죄는 공약 잇따라
전속고발권 폐지 등 포퓰리즘에만 신경
무르익는 대선정국 속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반(反)기업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기업의 경영 활동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을 ‘갑’으로 규정하는 규제 일변도 정책과 ‘노동존중사회’의 역설이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본부를 찾아 지도부와 면담했다.
먼저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와 노동이사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용자의 입장이 아닌 노동계의 숙원 사업으로 지목되는 사안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렸다.
타임오프제는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하되 노무관리 성격이 있는 업무 시간에 한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해 발언 및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노동계가 줄곧 강조해왔던 쟁점이다.
이 지사 역시 한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생’과 ‘노동 존중’을 바탕으로 노동소득분배율과 노조조직률 확대를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속 성장의 근본적인 대책은 공정성 회복”이라며 “대·중소기업간 균형, 자본과 노동의 균형,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균형점 찾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정 성장’은 이 지사가 특히 공을 들이는 공약 중 하나다. 납품업체와 가맹점 등이 대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단체를 결성해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을’에 협상권을 부여하려는 목적이지만, 기업을 ‘갑’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여전하다.
기업과 납품업체의 관계자 계약으로 이뤄진 만큼 정부의 개입이 시장원리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적 계약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공정거래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개인 사업자에 노조 지위를 부여할 경우 불필요한 대립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른 예비후보들도 기업보다 친(親)노동 정책에 치우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번 국회 들어 이뤄진 중대재해처벌법과 노조법 등 노동입법에 이어 대선 이후 기업활동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사회적 대타협’ 공약을 내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세 신설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제조업 비중이 주요국 대비 높은 한국의 경우 투자 위축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탄소 중립은 나아갈 방향이지만, 탄소세 도입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경영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속고발권 폐지도 쟁점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폐지를 약속한 이후 국회가 유예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부 대선후보들이 이를 언급하면서 다시 화두가 됐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공정위의 고발 없이 검찰의 판단만으로 고발이 가능해진다.
재계의 걱정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경선이 본격화하면 전속고발권은 물론 상생 명목의 포퓰리즘성 공약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의정실장은 “고용은 물론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은 꽉 막혀있는데,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냐는 기업의 격앙된 반응이 잇따른다”며 “대선 공약부터 앞으로 입법 논의에서 과감한 규제 해소와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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