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출신 독림운동가 이석영 선생 기억 문화복합공간 조성, 운영
‘이석영광장 · REMEMBER 1910’, 시민들의 문화·휴식 공간으로 각광
[헤럴드경제(남양주)=박준환 기자]2021년은 광복 76주년이 되는 해다. 특별히 올해 광복절 즈음엔 의미심장한 소식들이 감동과 감격, 자긍감을 더했다.
우선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1968~1943)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봉오동전투, 청산리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 민족영웅 홍범도 장군은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서거한 지 78년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왔다.
또 하나. 후손이 끊겼다고 알려진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이 여러 명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 정부가 작성하고 발급한 가족관계 문서에서다.
이석영의 아들이자 역시 독립운동가였던 이규준(1896~1928)의 손녀인 김용애 씨 가족은 최근 이규준의 3녀로 대만에서 살았던 이우숙의 호적등본에서 이규준의 이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석영 선생의 후손 소식과 관련해서는 특히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남양주시민들의 감개가 무량했을 성 싶다.
조광한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 역사의 아픔이 서려있는 금곡동 홍유릉 일대를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구상했고, 市는 2019년 예식장 건물 철거를 본격 시작해 조성공사 등을 마치고 2년여 만에 특별한 공간을 시민에게 선보였다.
다름아닌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인 이석영 선생 6형제(건영·석영·철영·회영·시영·호영)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조성, 지난 3월 26일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순국일에 맞춰 ‘이석영광장 · REMEMBER 1910’을 개장했다.
▶남양주에서 다시 태어난 이석영 선생과 그 형제들
이석영 선생은 1910년 경술국치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남양주 화도읍 가곡리 일대 토지 등 현재 가치로 약 2조원이 넘는 전 재산을 처분해, 5형제의 일가족과 함께 만주로 망명했으며, 광복군의 산실이자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위대한 독립운동가다.
조선 최고의 명문가이자 부자였던 그는 말년에 두부 비지로 연명하다가 결국 80세에 굶주림으로 상해 빈민가에서 생을 마쳤다.
市의 공간혁신으로 역사의 아픔이 스며있는 곳이 이제는 희망의 공간으로 변했고, 남양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닌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게다가 남양주는 ‘정약용’에 이어 ‘이석영’ 이라는 또 하나의 브랜드가 생겼다.
▶남양주시민의 역사문화공간 리멤버 1910, ‘빛을 잇는 손’으로 완성
‘이석영광장 · REMEMBER 1910’은 역사적 공간인 동시에 누구나 편하게 찾아 소통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개방 공간이다.
1만4000㎡ 규모의 이석영 광장에는 이석영 선생 6형제가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상징하는 표지석과 6개의 돌, 만주로 망명할 당시 건넜던 압록강을 상징하는 바닥분수가 조성돼 있다. 또한 그늘막과 테이블, 의자가 있어 광장의 푸른 잔디와 일대 소나무 숲을 감상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해가 지면 미디어 파사드와 경관조명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광장 지하 1층의 REMEMBER 1910은 학생이나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문화생활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남양주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독립의 계단을 비롯해 ▷친일파를 심판하는 반민족 행위처벌 특별법정(역사법정)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감옥 ▷매국노 징벌방을 재현한 체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또 이석영 선생의 호(號)에서 이름을 딴 ‘영석라운지’와 베이커리카페가 있어 브런치를 즐기며 편하게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독립운동 영상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홀,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컨퍼런스룸 도 있어 다양한 휴식을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29일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이 드디어 공개돼 공간이 갖는 의미가 완성됐다. 고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이석영 선생 6형제와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재를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6명이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민족의 기상과 다짐을 상징한다.
이석영 선생의 후손 이종찬 전 국정원장, 원혜영 전 국회의원(풀무원 설립자 후손), 조수미, 박찬호, 박세리가 이 작업에 참여했으며, 마지막으로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어린이의 손이 더해지며 조형물이 완성됐다.
현재는 백색의 공간과 자연광이 어우러져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공간에 직접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조형물을 설치한 나점수 작가는 “민족의 정서를 함축한 백색의 여백은 묵상의 공간이며, 빛을 잇는 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소통을 상징한다”고 일러줬다.
조광한 시장은 “100여년 전 참담했던 시절, 이석영 선생 6형제와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들을 잊지 않는다면 다시는 뼈아픈 역사를 겪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미래는 탄탄할 것”이라며 “남양주시는 아픈 역사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는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31일 市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관 후 3만9993명(8.30.기준)의 방문객이 다녀가 남양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석영광장 · REMEMBER 1910’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민 개방을 위해 발열 체크, QR 체크인, 수용인원 일부 제한 등 방역 수칙 준수 하에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1월 1일, 설날·추석 제외)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아쉽게 활발하게 이뤄지던 각종 교육·체험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 연기된 상황이며, 현재는 비대면으로 학생들에게 이석영 선생과 이 곳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만 진행 중이다.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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