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이란 합의…감시카메라 작동 하기로

기존 메모리카드는 봉인…핵 합의 부활 조건

그로시 사무총장 “IAEA와 이란 새 정부 신뢰 계속 쌓을 것”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왼쪽)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가운데)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만나 핵 시설 사찰 재개에 합의했다. [EPA]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왼쪽)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가운데)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만나 핵 시설 사찰 재개에 합의했다. [EPA]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이란이 핵시설 사찰을 불허한 지 석달 만에 다시 ‘임시 핵사찰’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만나 핵 시설 사찰 재개에 원만히 합의했다.

이란의 핵 발전 과정을 추적하는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카메라다. 합의에 따르면 핵 시설에 설치된 카메라는 정상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며 이에 투입되는 메모리카드도 교체될 계획이다.

다만 이란의 주요 핵 시설 활동을 보여주는 기존 메모리카드는 봉인된다. 2018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의 부활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공개될 예정이다.

이란은 미국이 JCPOA를 탈퇴하면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압박해왔다.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 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자 이란은 지난 2월 핵 시설 사찰을 불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그로시 사무총장이 3개월 연장을 요청하면서 핵 시설 사찰 허용 합의는 6월 24일 만료됐다.

또다른 변수는 이란의 새 정권이다. 지난 6월 당선된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비엔나에서 여섯 차례 열린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며 위협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문도 막았다.

그러나 합의에 진전이 생기지 않으면서 국제사회는 불안해졌다. 이란이 폭탄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재료를 거의 확보했다는 보고서가 워싱턴 과학 국제 안보 연구소에서 발간됐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 시설 확장에 불안함을 표했고, 특히 인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은 “상당한 우려”라 말한 바 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해 이란과 IAEA 간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과 지난달 핵 합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JCPOA 회원국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과 합의를 통해 매우 건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며 “핵 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았던 게 가장 시급한 문제였는데 이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은 “그로시 사무총장은 며칠 내 이란으로 돌아가 추가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