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집값 1위 상승 지역은 인천
저평가, 서울과 가까워 주목…“실수요자 매수 많아”
‘내 집’ 아닌 민간임대 아파트도 경쟁률 수백대 1
‘거주하면 불법’인 생활형숙박시설엔 투자자 몰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집값이 상대적으로 잘 오르지 않던 지역의 아파트, 실수요자에게 그닥 인기가 없었던 비주류 주거시설들조차 이제는 ‘없어서 못 사는’ 지경이 됐다. 가격 상승률은 물론 청약 경쟁률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고 있다.
▶저평가 인천, 수도권서 제일 많이 올랐다= 1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인천 아파트값은 20.54% 올랐다. 작년 동기 상승률(5.4%) 대비 4배 가량 높다. 서울이 올해 1~8월까지 9.81% 올라 전년 동기(6.25%)보다 3.56% 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인천 지역의 상승세가 가파름을 알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3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은 0.45% 올라 전주(0.44%)보다도 상승폭을 키웠다.
인천 내에서도 특히 서울과 인접한 계양구의 집값 상승률은 올해 1월~8월 22.24%로 작년 동기(2.44%) 대비 크게 올랐다.
계양구 병방동 A공인 대표는 “인천 내에서 서울과 가까운데다 3기 신도시 개발 소식이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많이 샀다”면서 “전셋값도 오르면서 매맷값을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지역 학마을한진아파트 60㎡(전용)은 올해 1월에는 2억원 가량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6월 처음 3억원(15층)에 거래된 후 7월 3억59000만원(11층)에 신고가를 썼다.
▶“임대라도 괜찮아”…민간임대도 청약경쟁↑= 지난 6일 롯데건설이 용인시에 선보이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상품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당첨자가 발표됐다.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경쟁률은 수 백 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248가구가 공급되는 84A타입에는 신청자 7만9850명이 몰렸다. 수도권 경쟁률은 643대 1까지 치솟았다.
최근 몇년간 전세시세가 지속적으로 오른데다 최근의 전세 대출규제 등으로 월세화가 가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해 볼 만 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임대지만 최초 입주 후 10년을 거주하면 우선분양권을 준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한 당첨자는 “보증금 9억원에 월세로 매달 100만원씩 10년을 납부해도 총액이 10억2000만원”이라며 “보증금이 비싼 느낌이 있지만 10년 뒤 시세를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청약통장 유무, 당첨이력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 무주택세대구성원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전매(당첨된 이가 분양권을 웃돈을 주고 파는 행위)가 가능하다는 점이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주거용 아닌데도…“차익 볼 수 있어”=‘생숙’이라고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의 청약열기가 뜨겁다. 이 시설은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주거목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되면 이행강제금 등을 내야 한다.
다만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중의 여유자금이 쏠린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에는 총 876실 모집에 57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57대 1로 나타났다. 당첨자 발표 후엔 열띤 분양권 전매 시장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생숙의 인기는 높아졌다. 부산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는 408가구 모집에 24만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594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가 겹겹의 규제로 둘러싸여 있으니 생숙 등으로 풍선효과가 번진 것”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말이 ‘선당후곰’(선 당첨 후 고민)으로 묻지마 식 투자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인기가 떨어지는 상품까지 값이 오르면 시장 상승세가 막바지라는 해석이 있는데, 현재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많아진 상황이라 일반적인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