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이용법(특금법)’으로 가상 자산 시장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후죽순 난립하던 거래소가 정리되고, 단기 급등락에 시달리던 가상자산 시세 또한 확연히 안정된 모습이다. 규제 무풍지대에서 관련 법령이 정비되며 제도권으로 편입됨에 따라 투자자 보호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우려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투자손실이나 사회적 혼란 또한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산적한 과제가 많다. 먼저 가상자산 시장의 독과점 우려가 커졌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빅4’ 중심의 체제로 공고해진 상태다.
특금법 시행 이후 투자자들은 원화마켓 운영이 중단된 중소거래소들을 떠나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로 몰리고 있다. 4대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은 가상자산을 서둘러 현금화에 나서자중소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은 바닥을 치며 급감하고 있다.
반대로 4대 거래소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업비트와 빗썸의 하루 거래량은 수조원에 달한다.
이에 가상자산 생태계의 혁신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거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일부 가상자산으로만 투자금이 몰리며 가상자산 생태계의 다양성이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특정 거래소 독과점 체제에 따라 향후 새로운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등 새로운 가상자산을 개발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이 활력을 잃어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동시에 고객 확인 절차 강화 등 막바지 제도권 편입 작업에서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들은 향후 고객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한다. 100만원이 넘는 거래에 대해 이뤄지는 고객확인절차는 가상자산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수 있는 절대적 악재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매번 고객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은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정립된 규제들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당분간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이담 기자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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