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당무위원회 결정을 수용하고,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경선 종료 사흘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 전 대표의 승복 메시지가 나온 직후 “이낙연 후보님, 정말 고맙습니다.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면서 “우리는 동지다.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10일 이재명 후보의 ‘턱걸이 과반’ 승리 이후 불거진 민주당의 내홍은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제부터 ‘이재명의 시간’이라고 한다.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보여줄 것도, 증명할 것도, 극복할 것도 많다는 뜻일 것이다.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이 후보의 대권가도에는 적잖은 시련과 과제가 놓여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이 전 대표와의 ‘집안싸움’에 따른 후유증을 하루빨리 수습, 당내 통합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그간의 앙금을 털고 당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애초 경선에서 56% 정도 득표율이 예상됐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큰 표 차로 이 전 대표에게 뒤지면서 턱걸이 과반을 하면서 ‘불복의 여지’를 내줬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3개월간 치러진 민주당 경선은 ‘명낙대전’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감정싸움이 격화됐고 급기야 경선 결과를 놓고 이어진 진통에 민심은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졌다.
본격적인 본선 검증대에도 올랐다. 명낙대전과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의혹 탓에 경선에서 정작 이 후보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검증은 소홀히 다뤄졌다. 포퓰리즘 논란을 빚고 있는 ‘이재명표 기본 시리즈’의 재원 조달 방안 등 검증을 위한 테이블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특히 당 지도부의 지사직 사퇴 권유에도 경기도 국정감사에 응하기로 했다. ‘대장동 의혹’을 정면 돌파하지 못할 경우 향후 본선 선거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으로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퇴 시기 문제는 국감 이후에 다시 판단하고 말씀드리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그는 경선 승리 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고 이번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지만 자신은 대선 블랙홀이 된 ‘대장동 의혹’ 중심에 서 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맹공격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이런 부담을 딛고 18일과 20일 그가 선택한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꺾는 데 성공한다면 대반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게 ‘이재명의 사람들’이 말하는 무모하면서도 자신감 깃든 ‘이재명다움’일 것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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