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에게 환한 웃음을 주고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 사망 1주기를 맞아 박지선이 남긴 콩트와 강의록, 트위터를 모아 박지선의 친구들이 책을 냈다.

‘멋쟁이 희극인-희극인 박지선의 웃음에 대한 단상들’(자이언트북스)은 그가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린 207편의 글이 들어있는 노트에서 비롯됐다.

노트에는 간단한 일정부터 강연을 위해 정리한 자료, 직접 그린 그림, 단상들, 그리고 콩트를 위한 아이디어 메모가 들어있었다. 누군가를 웃게 하기 위해 현재를 기록하며 고민한 흔적들이다.

책에는 엄마, 아빠, 할머니 등 가족들과의 에피소드가 많다. 특히 함께 세상을 등진, 든든한 내 편인 엄마와의 티격태격 얘기가 눈길을 끈다.

“엄마가 이제부터 상식 공부는 열심히 할 거라고 했다. 내가 웬일로 했더니 혹시 퀴즈 프로에 나간 누군가가 자신에게 전화 찬스를 쓸 지도 모른다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멋쟁이다”(‘엄마공부’)

“요즘 밤길이 꽤나 무섭다. 우리 집을 가기 위해선 꽤 좁고 어두운 골목을 지나야 한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마중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버스에서 내려 골목길에 다다르니, 골목 입구에 서 있는 엄마의 실루엣이 보인다. 유심히 엄마의 실루엣을 쳐다보니 ‘학교 다닐 때 저렇게 생긴 언니한테 돈 뺏긴 적 있는 것 같다.’ ”(‘마중 나오지 마’)

“개그콘서트 또 까였네. 엄마, 코너 짜기 힘들다. 라고 했을 때 위로보다는 씨팔 다 때려쳐. 라고 말해 주는 우리 엄마”(‘씨팔! 다 때려쳐!’)

“오른쪽 발목을 삐끗한 것 같다고 하니까 엄마가 파스를 붙여 주며 ‘왼쪽도 삐기 전에 미리 붙여 놓자.’하신다”(‘준비가 너무 철저하면 병을 만난다’)

스폰지밥을 500개나 모을 정도로 열렬한 스폰지밥 팬인 그는 관련 글도 많이 남겼다.

“영국의 한 연구기관이 알아낸 결과. 직사각형의 얼굴형을 한 남자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성공을 축하한다. 스폰지밥.”(‘성공’)

그는 짜증나고 성질나는 일이 있으면 바로 문구점으로 달려가 새로운 스폰지밥을 샀다고 털어놨다.

“행여나 아 진짜 다 끝내고 싶다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8월 초 맥도날드 해피밀 스폰지밥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면 아 저거 때문에 저 때까지는 살아야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엄마가 스폰지밥 하나만 더 사오면 다 불태우겠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또 사고, 태우면 또 사겠다는 그.

그에게 스폰지 밥은 위로이자 희망이었다. 들려주지 못한 얘기, 웃음들을 담은 책에는 피부과를 찾았다가 실망한 얘기 등 고민도 담겨 있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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